"AI가 일자리 없앤다더니"…美 AI 임원 6배 급증

AI 임원 19명서 122명으로 늘어
AI와 기존 업무 시너지·리스크 고민

전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른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일자리를 없앨 것이란 전망과 달리 현재는 각 사에서 AI 임원직을 만들면서 관련 일자리를 대폭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I와 연관없는 기업들도 앞다퉈 AI 관련 임원직을 신설해 자사의 혁신 성과처럼 홍보하면서 관련 임원 자리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AI 산업이 앞으로 성숙하게 되면, 기존 사무직 전체를 위협하는 존재가 될 것이란 전망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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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글로벌 기업 채용 사이트 글래스도어의 수치를 인용해 지난해 12월 기준 'AI 담당 수석' 또는 'AI 담당 부사장' 등의 직함을 가진 미국 기업 임원은 2022년도 19명에서 급격히 증가한 122명이라고 보도했다. 1년 사이 AI를 담당하는 임원 자리가 6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기존 최고경영자(CEO), 최고 재무책임자(CFO) 등의 직함을 본따 '최고 인공지능 책임자(CAIO)'라는 직책도 빠르게 퍼지고 있다. AI가 IT업계 뿐만 아니라 금융, 유통 등 산업 전반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각 기업마다 CAIO 자리를 만드는 것이 혁신의 일환처럼 여겨지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AI 임원은 현재 AI 기술을 기존의 업무에 접목해 최대의 시너지를 얻을 방법을 찾는 관리자다. 여기에 AI 기술이 향후 가져올 리스크를 대비하는 일부터 이것이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등을 총체적으로 고민하는 업무를 맡는다.


실제로 이들은 일반 IT 기업뿐만 아니라 법률 회사, 보험회사, 정부 기관 등 다양한 곳에서 업무를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NYT는 'AI 이니셔티브'라는 편집 책임자를 임명했고, 신용정보업체 에퀴팩스, 법무법인 에버셰즈 서더랜드 등이 앞다투어 AI 임원을 임명했다.

의료계에도 AI 임원이 진출했다. 미국 메이오클리닉은 지난해 9월 병원 시스템 최초로 'AI 책임자' 자리를 만들었다. 이들은 AI 전문 방사선사인 바빅 파텔 박사를 임명했는데, 그는 초음파에서 숨겨진 데이터를 찾아내 희귀 심장병 진단을 쉽게 하는 AI 모델을 개발해 운영한 이력이 있다.


NYT는 "400개 이상의 부처와 기관들이 AI 규제를 만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행정 명령을 준수하기 위해 AI 임원들을 찾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원래 신기술이 주목받는 등 시대적 변화가 시작될 때 이러한 새 임원직들이 생겨난다고 NYT는 전했다. 1980년대에는 컴퓨터 활용 능력이 중요해지면서 최고 정보 책임자와 최고 기술 책임자 이름을 가진 임원들이 등장했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에는 회사 데이터 사용 방식을 관리하기 위해 데이터 책임자가 임원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이에 카린 킴브로 링크드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나중에는 AI가 모든 사람의 직업에 내재되는 방향으로 진화하게 될 것"이라며 "AI가 다양한 역할에 적용되고, 뿌리 깊게 자리 잡아서 AI 전문 직책마저 사라지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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