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는 인력난인데…성형외과 의사 10년간 1.8배 늘어

보건복지부, 의원급 의료기관 분석
같은 기간 피부과 의사도 1.4배 증가

최근 10년간 의원급 성형외과에서 일하는 의사 수가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또 다른 인기 진료 과목인 피부과 의원의 의사도 1.4배 늘었다.


28일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은 성형외과로 표시된 의원급 의료기관(일차의료기관)에서 일하는 의사는 2022년 1월 현재 1769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2012년의 1003명보다 76.4% 늘어난 수치다. 이들이 몸담은 성형외과 의원은 2012년 835곳에서 2020년 1012곳으로 1000곳을 넘어선 다음, 2022년 1115곳으로 늘었다. 이 기간 동안 성형외과 의원 수 증가율은 33.5%로 나타났다.

성형외과병원 등이 밀집한 지역

성형외과병원 등이 밀집한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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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외과와 더불어 인기 진료과목으로 꼽히는 피부과 의원도 증가세가 뚜렷했다. 피부과 의원급 의료기관의 의사 수는 2012년 1435명에서 2022년 2003명으로 39.6% 증가했다. 피부과 의원 수 또한 같은 기간 1047곳에서 1387곳으로 32.5% 증가했다.

성형외과와 피부과의 인기는 레지던트(전공의) 모집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해 12월 수련병원 140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4년도 상반기 레지던트 1년차 전기 모집 지원 결과, 성형외과(165.8%)와 피부과(143.1%)는 모두 100%를 훌쩍 넘는 지원율을 기록했다. 반면 필수 의료과목이자 비인기 과목으로 꼽히는 소아청소년과는 26.2%, 산부인과 63.4%, 응급의학과 76.7%로 모집인원을 채우지 못하고 미달했다.


성형외과와 피부과 등 인기 진료 과목은 수익은 높으면서도 의료 분쟁 가능성이 작아 많은 의사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2월 복지부와의 간담회에서 한 병원급 기관 관계자는 "(의사 면허 따고 바로) 미용·성형 병원을 해도 인턴, 레지던트 하는 것보다 돈을 많이 번다고들 한다"며 "이 때문에 '개원 러시'가 생긴 건데, 그쪽으로 한 번 가면 필수의료 분야로는 돌아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의대 입학정원 증원을 추진하는 복지부도 응급의학과나 소아청소년과 같은 필수의료 과목으로 의사 인력을 끌어올 방안을 고민 중이다. 다만 성형외과와 피부과 의원·의사 수의 증가는 인구 고령화와 함께 높아진 피부 미용·성형에 관한 관심을 반영하는 만큼 이 수요를 억지로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이 복지부의 설명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미용·성형 분야를 육성하면서도 필수의료 분야에 의사들이 충분히 공급될 수 있도록 의사 인력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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