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人사이드]세계 최고령 크로스컨트리 선수, '철인 할머니'의 새해 첫 도전

1935년생 사에키 가쓰미…크로스컨트리는 정년 퇴직 후 시작
여름에는 헬스장·등산으로 체력관리

겨울 스포츠 하면 스키를 빼놓을 수 없죠. 저도 겨울에는 꼭 스키장을 가곤 하는데, 한번 타고나면 다음 날 온몸이 쑤셔 꼼짝도 못하곤 합니다.


일본에서는 새해 벽두부터 88세 세계 최고령 크로스컨트리 스키선수 할머니의 이야기가 화제를 모았습니다. 스키 한번 타고 내려오는 것도 이렇게 힘이 드는데, 어떻게 오르내리는 것을 반복하는 크로스컨트리를 그 연세에도 하실 수 있는지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오늘은 '철인 할머니' 사에키 가쓰미씨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스키를 타고 있는 사에키 가스미씨.(사진출처=TBS)

스키를 타고 있는 사에키 가스미씨.(사진출처=TBS)


사에키씨는 1935년 3월 도야마현에서 태어났습니다. 도야마현은 '일본의 알프스'로 불리는 곳으로, 눈이 많이 오고 산과 협곡이 있는 지형으로 유명하죠. 우리나라에서도 '도야마 알펜루트'로 관광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쩌면 스키를 접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생각되네요.


사에키씨는 도야마 대학에 다니던 시절 스키를 시작했고, 선생님으로 교편생활을 하는 38년 내내 설산 스키를 즐겼다고 합니다. 교장으로 60세 정년퇴직을 한 이후 평지나 언덕을 가르는 크로스컨트리를 시작했다고 하네요. 그는 "친구들과 함께 눈을 가르다 보면 정말 살아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스포츠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사에키씨는 운동에 대한 애정이 정말 남다른데요. 70세에는 크로스컨트리로 타타르 해협을 횡단하기도 했고, 지난해 4월에는 전 일본 마스터스 스키 선수권에 출전해 기네스북에 최고령 선수로 등재됐습니다.

완주 후 "넘어지지 않고 떨어지지 않고 돌아왔으니 성공"이라고 웃어 보이는 사에키 가쓰미씨.(사진출처=TBS)

완주 후 "넘어지지 않고 떨어지지 않고 돌아왔으니 성공"이라고 웃어 보이는 사에키 가쓰미씨.(사진출처=TBS)


스키 기록을 내기 위해 영양사, 전 올림픽 스키 선수에게 조언을 거침없이 구하기도 하는데요. 무엇보다 꾸준히 운동을 즐기는 것이 그의 건강과 선수 생활의 비결입니다. 눈이 내리지 않는 여름에는 헬스장에 가서 몸을 단련하고, 등산을 꾸준히 하는 것이 체력의 비결이라고 하네요.


또한 "매일 몸을 움직이는 등 반드시 무언가를 해야 한다"며 "이 나이가 되면 본인 식사를 만드는 것이 힘들지만, 그래도 확실히 챙겨 먹어야 한다. 단백질과 야채 위주의 식단을 짠다"라고도 전했습니다.


사에키씨는 얼마 전 올해 첫 대회를 마쳤는데요. 지난 13일 도야마현 체육대회 크로스컨트리 부문에 출전했습니다. 도야마현도 이번 노토반도 지진의 여파가 미쳤는데, 그는 "집에는 벽이 좀 무너지긴 했지만 큰 피해는 없다"며 "일단 무사히 스키를 탈 수 있게 됐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는 고마운 일"이라고 인터뷰했습니다.


도야마현 체육대회에 출전한 사에키씨.(사진출처=TBS)

도야마현 체육대회에 출전한 사에키씨.(사진출처=TBS)


이번에도 최고령 선수로 3km 코스에 출전했는데, 눈보라가 내리고 젊은 선수들이 끊임없이 그를 추월해 사실 정신을 다잡기 쉬운 환경은 아니었는데요. 그런데도 불구, 그는 멋지게 완주하고 "넘어지지 않고 무사히 돌아온 것만으로 성공"이라고 웃어 보였습니다. 주변 젊은 선수들에게도 의지와 희망을 불어넣는 사람으로 유명한데요.


사에키씨는 정말로 나이에 구애받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번 대회에 이어 오는 3월에도 전 일본 마스터스에 출전하는데요. 시니어 부문 8연패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도야마현 주민 강연에서 "오늘과 같은 내일을 위해서,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즐기는 것이 나의 생활 방식"이라고 말해 또 한 번 감동을 주었는데요. 100세 시대 우리가 진정으로 몰두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볼 시기인 것 같습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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