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전문가들 "이대로면 인구 반토막… 2100년 6300만명으로 감소"

인구전략회의 '인구비전 2100' 발표
2100년까지 8000만명으로 끌어올려야
출산율 높이고 생산성 유지하는 투 트랙 전략
정부에는 실현 위한 컨트롤타워 설치 촉구

"이대로 가면 일본과 그 국민은 인구감소라는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려 가라앉고 말 것입니다."


10일 일본 민간 협의체인 인구전략회의는 일본의 미래 저출산 대책을 정리한 '인구비전 2100'을 발표했다. 인구전략회의는 그간 저출산과 고령화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내놨던 대책을 비판하며, 이런 식으로 가다간 2100년에는 일본 전체 인구가 현재 1억2200만명에서 지금의 절반인 6300만명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리나라에서 '저출산 모범사례국'으로 불리는 일본조차도 내부에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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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전략회의는 전날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고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만나 이를 전달했다. 회의체에는 미무라 아키오 전 일본상공회의소 회장, 마스다 히로야 전 총무상 등 전문가 28명이 참여했다. 특히 마스다 전 총무상은 2014년에 인구 문제를 논의하는 일본 창성회의 좌장을 맡아 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 소멸을 뜻하는 '소멸 가능 도시'를 공표했던 인물이다.


이들은 가장 먼저 일본 정부가 그간 시행한 저출산 대책은 단발적이며, 대증요법에 불과했다고 꼬집었다. 2015년 출산율이 1.45로 반짝 상승했지만, 2022년 사상 최저치인 1.26까지 떨어졌다는 것이 그 근거다. 인구전략회의는 정부가 인구 감소 요인에 대한 조사와 분석을 소홀히 한 것, 그리고 인구 감소의 심각한 영향을 국민과 공유하지 않고 ‘아이만 낳아달라’ 식으로 호소한 점이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인구전략회의는 그러면서 2100년까지 인구를 8000만명까지 끌어올리자는 목표를 제시했다. 전략회의에는 충분히 달성 가능한 수치를 목표로 제시했다는 평가다. 먼저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 인구 통계를 토대로 출산율 상승 시나리오를 설정했다. 시나리오는 두 가지로 정리가 가능하다. 첫 번째는 출산율이 급격히 회복돼 2100년 인구가 9100만명이 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출산율을 소폭 올려 예상치인 6300만명보다 오른 8000만명으로 만드는 것이다. 가장 희망적인 시나리오를 제외하고 현실적인 두 번째 안을 목표로 삼았다.

미무라 아키오 전 일본상공회의소 회장이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인구비전 2100' 보고서를 전달하고 있다.(사진출처=NHK)

미무라 아키오 전 일본상공회의소 회장이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인구비전 2100' 보고서를 전달하고 있다.(사진출처=NHK)


대신 출산율을 올리는 것과 동시에 지금의 적은 인구로 기존의 생산량을 유지하는 두 가지 전략을 동시에 구사하자고 제안했다. 인구 감소의 속도를 완화하는 '정상화 전략', 그리고 지금보다 적은 인구로도 생산성을 유지하는 '강인화 전략'이다.


정상화 전략은 어떤 직업을 가진 청년이든 아이를 낳기 쉬운 환경을 만들자는 것이 골자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프리터족에 대한 사회보장제도 구축 등으로 청년층의 미래를 보장하자는 것이다. 여기에 ‘특히 여성을 가장 중시할 것’도 명시했다. 보고서에는 “육아 부담이 일본에서는 여성에게 집중돼 있으며, 현재 미혼여성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비혼 취업’이다. 이들에게 아이를 갖는 것은 곧 리스크”라고 밝혔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모든 아이의 출산과 육아를 국가가 전면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회의체가 모범 사례로 제시한 것은 스웨덴이다. 이들은 "스웨덴은 출산율이 떨어지는 상황을 여러 차례 마주했지만, 그때마다 가족 정책 강화를 도모해 회복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스웨덴의 보육시설 중 95%는 국가가 운영하고 있다. 부모는 이용료의 3%만 내기 때문에 사실상 공짜다. 기관은 부모가 원할 경우 오전 6시에도, 그리고 퇴근이 늦어지는 시간에도 사전 협의를 통해 원하는 시간까지 아이를 맡길 수 있다. 아이를 키우는 젊은 부모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거 수당까지 지원한다.


강인화전략은 적은 인구로도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다. 눈에 띄는 것은 자국민이 아니라 외국인에게 초점을 맞춘 것이다. 단순히 이민 문턱을 낮추는 것에서 벗어나, 이들이 이주한 뒤 아예 정착하고 살아갈 수 있는 종합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생산성이 떨어지는 산업과 지방 기업을 과감하게 개혁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인구전략회의 관계자들이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인구비전 2100'의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출처=NHK)

인구전략회의 관계자들이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인구비전 2100'의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출처=NHK)


회의는 대책을 실현하기 위해 일본 정부에 컨트롤타워인 ‘인구전략추진본부’를 설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권고 권한을 가지는 총리 직속의 심의회, 국민회의, 그리고 의회에 초당적 논의기구를 마련해 줄 것도 촉구했다.


기시다 총리는 회의의 제안에 “민관이 협동해 사회의식 개혁에 나서겠다”고 답했다. 마스다 전 총무상은 "이번 제언을 달성하지 못하면 일본은 사회 보장이 완전히 파탄 날 것"이라며 "지역 인프라 유지도 어려워져 사회 여러 곳에서 선택지 자체가 좁혀질 것"이라며 힘을 모아줄 것을 호소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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