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칼럼]2024 경제, 2023 만큼 예측하기 어렵다

글로벌 경제학자들, 2023년 美 침체 전망 어긋나
Fed, 인플레 신속히 통제…실업률 완전고용 수준
파월 위해 축배 들어야…통화정책 연구사례 될 것

[블룸버그 칼럼]2024 경제, 2023 만큼 예측하기 어렵다 원본보기 아이콘

경기침체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예컨대, 2019년 말 많은 전문가들은 호황이 너무 오랫동안 지속됐다는 이유만으로 경기침체를 예상했다. 그러나 당시의 경제 호황은 너무 장기화했기 때문에 끝난 것이 아니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같은 예상치 못한 사건 때문에 사라졌다. 따라서 2019년의 그러한 (침체) 예상은 맞았으나 그 이유는 틀렸다.


올해 경기침체가 발생할까. 내 유일한 예측은 이렇다. 정확한 이유로 그것을 맞힐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답은 알려지지 않은 것에 달려 있다. 세계적 갈등이 고조될 것인가. 또 다른 팬데믹이 발생할 것인가. 유가가 치솟을 것인가. 자연재해로 공급망 병목이 발생하거나 값비싼 자본이 사라질 것인가.

늘 그렇듯이 모든 시선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통화정책이 어떻게 될지에 쏠려 있다. Fed는 가능성과 위험을 모두 제공한다. Fed는 경제를 올바른 길로 이끌 도구를 갖고 있지만 그러려면 미래에 대한 예측을 잘해야만 한다.


사람들이 1년 전에 어떤 예상을 했는지 생각해 보자. 내 동료이자 블룸버그 칼럼니스트인 타일러 코웬은 2022년 예측에서 2023년에 경기침체가 널리 퍼질 것이라고 봤다. 경제학자들 대다수는 당장 높은 실업률과 고물가를 예상했다.


하지만 아직 우리가 놓인 상황은 이렇다.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은 지난 6개월간 연율 기준 평균 1.9%였다. Fed의 목표치인 2%를 밑돈다. 실업률은 3.7%다(실업률 3%대는 거의 완전고용 수준이다).

달성하기 어려운 임무를 완수했다. 미국인들은 통화정책 입안자들, 특히 제롬 파월 Fed 의장을 위해 축배를 들어야 한다. 그들은 경기 둔화 없이 팬데믹발(發) 경기침체의 고통을 최소화하고 인플레이션을 신속히 통제했다.


그들은 어떻게 인플레이션을 이렇게 완벽하게 둔화시킬 수 있었을까. 연착륙이 가능할 수 있다고 했던 사람들의 주장이 옳았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둔화의 일부는 적어도 단순히 행운 때문이었다는 점을 인정하는 겸손함도 필요하다.


그중 어느 정도는 인플레이션의 일부가 일시적이라는 Fed의 2021년 견해가 정확했다는 점을 반영한다. 지난 몇 년간 (Fed는) 인내가 필요했다. Fed는 궁극적으로 필요한 것보다 금리를 더 빨리, 더 높게 올리라는 압력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인내심을 갖고 있었다.


문제는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는 일시적인 기간이 많은 사람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 지속됐고, 이 현상이 수요·공급 양쪽의 충격에 의해 주도됐다는 것이다. 일시적인 (수급 불일치) 기간이 너무 오래 지속된 원인 중 하나로는 팬데믹 기간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서비스에서 재화로 이동했다는 점이 꼽힌다. 상품 물가 상승률은 2022년 초 두 자릿수 비율에 달했다. 이는 물가 상승률이 자연스럽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수요와 공급은 2022년 말과 2023년에 걸쳐 정상화됐고,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많은 역할을 했다.


공급 (문제) 개선은 미국 경제가 인플레이션 추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2023년에도 빠른 속도의 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던 주요 원인이다. 대부분의 경제학자가 지속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성장 속도가) 빨랐다. 공급망 정상화뿐 아니라 기록적인 수준의 새로운 사업 창출, 노동력 공급의 급속한 확장 역시 이뤄지고 있다.


이에 대한 공로 중 일부는 정책 입안자들에게 돌아가야만 한다.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투자는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그런 투자를 장려하는 법안에 기인했다. 일반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시기에 확장적 재정 정책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한다. 많은 경제학자는 이런 정책이 그 같은 일을 하게 될까 봐 두려워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앞으로 수십 년 동안 학자들은 지난 몇 년간 미국이 대부분의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어떻게 인플레이션 폭풍을 그렇게 잘 관리했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연구할 것이다. 미국은 어떻게 예상보다 높은 경제 성장률과 예측보다 낮은 실업률을 달성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은 2%로 낮췄을까.


결국 경제학자들과 연구자들은 몇 가지 답에 이르게 될 것이다. 여전히 나는 행운과 기술의 적절한 조합 덕분이었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2024년에 경기침체에 직면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새해를 시작하는 지금 분명한 것은 미국인들이 축하할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베시 스티븐슨 미시간대 공공정책·경제학 교수


이 글은 블룸버그의 칼럼 '2024's Economy Will Be Just as Unpredictable as 2023's'를 아시아경제가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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