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빛과 어둠으로 양분된 세계의 경계를 넘어 빛의 원천이 되는 방법을 찾았다. 오늘날 지구상에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을 감동하게 한 사람은 없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2023 '올해의 인물'에 테일러 스위프트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연예인이 사회활동이 아닌 자신의 예술적 성과로 '올해의 인물'에 오른 최초 사례이자 단독 선정으로 관심을 모았다. 타임은 "그의 인기는 수십 년에 걸쳐 상승해왔지만, 올해는 특히 스위프트가 예술과 상업적 측면에서 일종의 핵융합과 같은 에너지를 분출한 해"라며 "우리의 문화적 표현을 누가 만들고 소유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다시금 일깨운 한 해였다"고 덧붙였다.
테일러 스위프트. [AP=연합뉴스]
테일러 스위프트(35)의 돌풍이 2024년에도 여전히 거세다. 1일 빌보드가 발표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스위프트의 앨범 ‘1989(Taylor’s Version)’가 이달 6일 자 1위에 올랐다. 그가 발표한 13개 앨범이 지금까지 68주간 차트 정상을 차지하며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를 제치고 빌보드 앨범차트에서 가장 오랫동안 정상을 차지한 솔로 가수로 새 역사를 썼다.
그의 영향력은 경제효과에서도 두드러졌다. '스위프트노믹스(Swiftonomics)' WSJ은 테일러 스위프트가 공연하거나 방문하는 곳마다 쇼핑몰과 식당, 호텔 등 매출이 늘어나 경제 활성화 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의미의 신조어로 이 현상을 규정했다. 지난해 그는 북미부터 시작한 '에라스 투어' 공연으로만 10억4000만 달러(약 1조370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보수적인 미국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은 지난해 7월 경기 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서 스위프트의 공연 영향으로 필라델피아 여행·관광업이 호조를 보였다고 언급해 화제가 됐다. 월가에서는 스위프트의 투어 공연이 3분기 국내총생산(GDP)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스위프트의 인기는 미국프로풋볼(NFL)과 지역경제 활성화로도 이어졌다. 그가 NFL 캔자스시티 치프스의 타이트엔드(공격수) 트래비스 켈시(35)와 연인이 되면서 홈경기 관전을 위해 캔자스시티를 찾자 치프스 구단과 캔자스시티 지역 상권 매출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 함께하는 팬덤 스위프티(Swiftie)의 영향력도 어마어마해 지난해 7월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스위프트의 공연에서는 7만 명에 달하는 스위프티의 움직임으로 인해 규모 2.3의 지진까지 기록됐을 정도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2023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테일러 스위프트. [사진 = 타임 홈페이지]
유년 시절부터 가수를 꿈꾸며 바닥부터 실력을 다져온 스위프트는 11세 때부터 엄마와 함께 음반사를 돌아다니며 노래방 버전 데모 테이프를 돌리고, 집에 돌아와서는 하루 몇시간씩 기타와 노래 연습에 매진했다. 2006년 데뷔 후 첫 싱글 방송 홍보를 위해 순위 차트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 전역의 라디오 방송국 200여곳을 직접 돌아다닌 그는 캘리포니아의 'K-FROG' 라디오 방송국에서 자신의 노래 '팀 맥그로우'를 부르며 "언젠가 네가 라디오를 켜게 될 거야"라는 가사를 "언젠가 네가 K-FROG를 켜게 될 거야"라고 바꿔 부르며 떡잎부터 남다른 비즈니스 감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미국 명문 하버드대는 올해 봄학기에 '테일러 스위프트와 그녀의 세계' 강의를 신설해 그의 음악 세계를 탐구하고, 스탠퍼드는 스위프트의 노래 제목을 딴 ‘올 투 웰(10주 버전)’이라는 수업을, 애리조나주립대학은 스위프트의 작업과 관련한 심리학 수업 개설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평범한 줄 알았던 한 팝스타의 성공기는 대중적 인기와 경제효과를 넘어 이제는 전대미문의 학문적 연구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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