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근무해서라도 성과급을 챙겨야 하나."
삼성전자 직원들이 이용하는 익명 게시판에는 최근 이런 글이 올라와 공감을 얻었다고 한다. 반도체 경기 한파로 올해 DS부문 목표달성장려금(성과급) 지급률이 크게 떨어지자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주말 근무도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하반기 목표달성장려금(TAI, 옛 PI) 지급률을 공지한 뒤 직원별로 고과를 통지한 바 있다. 메모리사업부가 12.5%로 그나마 챙겼을 뿐, 시스템LSI와 파운드리사업부는 0%로 아예 성과급을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됐다. 2015년 이 제도가 도입된 이후 0%는 이번이 처음이다. DS부문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100%를 받다가 업황 악화로 그해 하반기 50%, 올 상반기는 25%를 받았다.
삼성전자 화성 캠퍼스 모습 / [사진제공=삼성전자]
내부에선 성과급 한파가 세밑 추운 날씨만큼이나 강력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은 만큼 이같은 상황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알지만 막상 결과를 받아보니 당황스럽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아예 받지 못하는 사업부에선 연장 근무로 부족한 벌이를 만회하겠다는 반응이 나오는가 하면, 성과급을 받는 직원들은 지급 규모가 워낙 줄어들다 보니 "세금과 관리비 정도 내면 끝"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반도체 경기가 호황일 때는 "연말 동창모임은 삼성전자 친구가 쏜다"는 말이 있었지만 이번엔 상황이 전혀 달라졌다.
삼성전자 안팎에선 DS부문이 올해 적자를 낸 만큼 내년 1월 지급되는 OPI 역시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OPI는 연초 세운 사업 목표를 달성하면 초과 이익의 20% 내에서 직원에게 연봉의 최대 50%까지 주는 성과급이다. 삼성전자는 다음 주 중 OPI를 공지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 입구 모습 /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역시 연간 실적별로 연봉의 최대 50%를 지급하는 초과이익분배금(PS)을 두지만 적자가 이어져 지급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상반기와 하반기에 생산량 목표를 두고 이를 달성하면 지급하는 생산성 격려금(PI)도 기대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 PI를 확정할 시 내년 1월 지급하게 된다.
다만 내년부터는 반도체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이 큰 만큼 '성과급 한파' 역시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삼성전자(DS부문)와 SK하이닉스가 내년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 감산으로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인공지능(AI) 등의 수요가 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실적이 점차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란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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