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철 '산업화 상징' US스틸 품었다…철강 세계 3위 우뚝

일본의 거대 철강기업인 일본제철이 미국 산업화의 상징으로 꼽혀 온 US스틸을 품는다.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일본제철은 세계 3위 철강기업으로 우뚝 서게 된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본제철은 19일 US스틸을 141억달러(약 18조3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주당 인수 가격은 지난 15일 종가에 40%의 프리미엄이 반영된 주당 55달러다.

일본제철은 US스틸 주식을 전량 매입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이번 인수는 규제당국의 승인 등을 거쳐 내년 10월께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제철 측은 US스틸 인수와 관련해 "미국은 선진국 최대 시장으로 고급 강재 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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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에 본사를 둔 US스틸은 지난 1901년 존 피어몬트 모건이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의 카네기스틸을 사들여 세운 122년 역사의 회사다. 한때 세계 최대 철강회사이자 사상 처음으로 기업가치가 10억달러를 돌파한 기업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또한 뉴욕의 상징인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에 본사를 두고 75년간 이 건물의 주요 임차인 지위를 누리기도 했다. 전성기였던 1943년 직원 수는 34만여명, 1953년 조강생산량은 3500만톤에 달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일본과 독일, 이어 중국에 주도권을 내주기 시작했고, 수익성이 컸던 에너지 사업 부문 등을 분리하면서 기업 가치가 줄어들었다.


한때 시가총액 세계 1위였던 US스틸은 2014년에는 미국 주요 500개 대기업으로 구성된 S&P500 지수에서 퇴출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일본제철의 지난해 조강 생산량은 4만437만t으로 세계 4위였는데, 27위 업체인 US스틸을 인수하면 3위로 부상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인수에 대해 "일본제철의 인수·합병(M&A) 중 역대 최대급”이라며 “철강 업계에서 미국과 일본의 역사가 오랜 기업 간 대형 재편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전기차에 사용하는 고기능 강재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미국과 일본이 중요물자의 공급 체제를 정비하게 됐다"며 일본제철이 미국 사업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일본제철로의 매각 소식에 뉴욕증시에서 US스틸 주가는 장중 전장 대비 26% 급등한 수준에서 거래됐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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