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부터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 우려가 불거진 가운데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국회 정무위원회를 대상으로 이번 사태에 관해 설명하며 "현장검사를 조기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지수가 반등에 실패하면 내년 4월에 손실이 집중될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국민·신한·농협·하나·SC 등) 의 내년 홍콩H지수 ELS 상품 월별 만기 금액 규모는 4월이 가장 크다. 1월 8000억원에서 시작해 2월 1조4000억원, 3월 1조6000억원까지 점차 오르다가 4월 2조 6000억원으로 최고치에 달한다. 이어 5월에는 1조3000억원, 6월 1조5000억원 규모를 유지한다.
내년 하반기(7~12월) 만기도래액은 4조2000억원이다. 금감원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홍콩H지수 ELS 관련 현황을 설명했다. 금감원은 "내년 1월부터 4월까지 만기도래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다가 4월을 정점으로 점차 감소한다"고 밝혔다.
분기별 만기분포를 보면 1분기에는 3조8000억원, 2분기에는 5조4000억원 규모다. 은행별로 1분기에는 국민은행이 2조원, 농협은행이 9000억원, 신한은행 6000억원, SC제일은행이 2000억원, 하나은행이 1000억원씩 만기가 도래한다. 2분기에는 국민은행 2조8000억원, 신한은행 9000억원, 농협은행 7000억원, 하나은행 6000억원, SC제일은행이 400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6월말 기준으로 은행권의 홍콩 H지수 ELS 총 판매규모는 총 15조9000억원으로 24만7000계좌를 판매했다. 국민은행이 8조원, 신한은행이 2조4000억원, 농협은행이 2조2000억원, 하나은행이 2조원, SC제일은행이 1조2000억원을 팔았다.
금감원은 "5개 은행 비중이 99.2%에 달했다"며 "증권사가 판매한 3조5000억원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판매규모는 19조40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신탁(ELT)이 96.8%(15조4000억원)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상품구조별로는 낙인형(8조원)이 50.5%, 노낙인형(7조9000억원)이 49.5%로 비슷했다.
금감원은 "미·중 갈등으로 인한 중국경제 위기론 확산으로 2021년 초 H지수 하락세가 계속돼 이에 연동된 금융상품의 손실이 발생되는 구조"라며 "투자 규모 자체가 매우크고, 투자자도 은행권 고령층에 판매 비중도 상당해 불완전판매 등 대규모 민원 제기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계좌수 기준으로 은행은 오프라인 채널 판매 비중이 91.7%로 높은 반면, 증권사는 비대면 채널 판매 비중이 87.6%로 증권사의 불완전 판매 이슈는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했다.
또한 "은행을 포함한 판매사가 적합성 원칙 등 판매 원칙의 준수 여부와 금융소비자보호법상 판매규제 취지에 따라 판매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라며 "고객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가입목적이 적합한 상품을 권유했느냐, 판매 과정에서 소비자가 이해할수 있도록 설명했느냐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내년부터 투자자 손실이 예상돼 현재 주요 판매사 대상으로 현황파악을 조사하고 있다"며 "은행권 판매액의 절반 이상을 판매한 국민은행에 대해선 현장 조사를 통해 상품 선정과정, KPI정책, 고객 대응체계를 점검하고 있으며 주요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서면 조사를 진행중"이라고 했다.
금감원은 "향후 만기가 도래하는 내년 1월부터는 판매사별 투자자 손실현황과 민원현황을 집중 모니터링하겠다"며 "금감원에 접수된 분쟁조정 민원 처리과정에서 확인된 판매사별 위법혐의를 분석하고 상황에 따라 현장검사도 조기 착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성주 의원은 "지난주부터 홍콩 H지수 하락세가 두드러져서 현재 5500선까지 내려왔다"며 "금감원이 은행권을 상대로 불완전판매 여부를 포함한 검사를 철저하게 해야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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