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최근 발열과 오한이 오면서 입맛이 뚝 떨어져 감기에 걸렸다고 생각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와 큰 일교차로 주변 사람들도 감기 환자가 늘어 A씨 역시 가벼운 감기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평소 가벼운 감기는 약국에서 일반의약품을 구매해 복용했던 A씨는 일주일이면 호전될 줄 알았던 증상이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발열, 오한에 더해 턱부위 통증이 심해지면서 입을 벌리거나 음식물을 씹기가 힘들어졌다. 혹시 다른 질병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던 A씨는 근처 이비인후과에서 침샘염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다.
침은 침샘에서 분비되는 소화액이다. 하루 평균 0.75∼1.5ℓ 정도 분비되며 음식을 부드럽게 만들어 삼키기 좋은 상태로 만들어 준다.
평소 구강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기능과 함께 병원균에 대한 면역 방어를 담당한다. 침은 대부분 수분으로 구성돼 있으며 0.5% 정도가 소화액과 전해질, 점액, 당단백질, 효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침은 주요 침샘인 혀밑샘(설하선), 귀밑샘(이하선), 턱밑샘(악하선)을 포함해 입과 인두벽의 작은 침샘으로부터 분비된다. 약 800∼1000개의 작은 침샘이 입천장, 볼, 잇몸 등 입안 전체에 분포돼 있다. 이렇게 수많은 침샘 가운데 다양한 원인에 의해 염증이 발생하는 경우를 침샘염이라고 한다.
침샘염은 유행성 이하선염과 같은 바이러스 또는 세균 감염에 의해 주로 발생한다. 면역저하자, 만성질환자, 얼굴 방사선 치료자, 고령, 탈수, 외상, 약물 부작용 등으로 침의 흐름이 막히거나 저하된 경우에도 발생한다. 또 침샘이나 침이 분비되는 관에 돌과 같은 석회 물질이 발생해 통로가 막히는 타석증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발생 부위에 통증, 열, 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음식을 씹거나 입을 벌릴 때 통증이 심해진다. 염증으로 인해 침샘에서 침 분비가 줄어들어 입이 건조해질 수 있다. 감염이 심한 경우 침샘에서 고름이 발생하기도 한다.
대동병원 귀·코·목센터 노영진 과장(이비인후과 전문의)은 “침샘염이 급성으로 올 경우 발열이나 오한 등 감기몸살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라며 “감기·몸살 증상 이외에 턱이나 귀밑 통증이 동반되거나 평소 겪었던 감기·몸살 증상과 다르다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침샘염은 원인에 따라 항생제 등 약물치료와 함께 구강위생 관리, 수분 섭취 등 생활 습관 교정을 실시한다. 치료를 시행하면 수 주 내 호전될 수 있지만,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염증 상태 감별이 필요한 경우에는 컴퓨터단층촬영(CT)과 같은 영상의학 검사를 통해 침샘과 주변 조직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신속한 치료가 이뤄지지 못하고 방치될 경우 침샘 농양이나 점액낭종 등으로 발전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농양이 심한 경우 침샘을 절개해 배출하는 등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평소 침샘 염증이 자주 발생한다면 구강 위생에 신경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수시로 따뜻한 수건 등을 이용해 통증 부위를 마사지하며 식초, 라임, 레몬 등 신맛 나는 음식을 섭취해 침 분비가 잘되도록 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청결한 구강 관리 ▲충분한 수분 섭취 ▲금연 ▲자극적인 음식 삼가기 ▲면역력 챙기기 ▲충분한 영양 섭취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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