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 인플레'에 시끄러운 美아이비리그…80%가 'A'

전체 부여 학점의 79%가 A·A-

미 명문대 그룹인 '아이비리그'의 학점 인플레이션이 코로나19 이후 극심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너무 많은 학부생이 만점을 받다 보니 학업에 열중하는 학생의 노력이 평가 절하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레이 C 페어 예일대 경제학 교수가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 2022~2023학년도 예일대 학부생에 부여된 전체 학점 중 79%가 A, 혹은 A-였다고 보도했다.

예일대의 A, A- 학점 비율은 수년에 걸쳐 꾸준히 증가해 왔다. 2010~2011학년도에는 전체 성적의 67%가 A학점대였다. 팬데믹 직전인 2019년에는 73%의 학점이 A에 속했다.


미 예일대 로스쿨 [이미지출처=예일대]

미 예일대 로스쿨 [이미지출처=예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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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학점대 비율은 팬데믹 기간에 급증했으며, 학점 인플레가 가장 심했던 2021~2022학년도에는 예일대 학생 성적의 82%가 A학점대에 속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의 평균 점수도 상승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예일대의 지난해 평균 평점은 4.0 만점 기준 3.7점이다.

일부 교수는 학생들이 지나치게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셸리 케이건 예일대 철학과 교수는 매체에 "거의 모든 과제에 '우수하다'는 의미인 A학점을 주는 건 학생들에게도 정직하지 못한 태도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학생들은 이제 B학점을 좋은 성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A학점이 사실상 표준이 됐다"라며 "성적의 의미 자체가 뒤흔들리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학점 인플레는 미국 명문대 여러 곳에서 포착된다. 하버드대도 2020~2021학년도 학부생이 받은 전체 학점 중 79%가 A학점대에 속했다. 10년 전에는 이 수치가 60%에 불과했다. 2020~2021학년도 하버드대의 평균 학점은 3.8로, 19년 전(3.41점)보다 크게 상승했다.


NYT는 학생들 사이에서도 학점 인플레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기 학점이 평가절하되거나, 성적에 사실상 의미가 없어져 미래의 고용주가 자신이 노력한 점을 알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예일대 3학년생은 NYT에 "예일대와 다른 아이비리그 대학들이 학점 인플레가 심하다는 평판을 얻기 시작하면, 이전에 높은 학점을 받았던 학생들은 자기 노력을 인정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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