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치료제 개발, 세계가 공동대응…협력·배분 중요"

"우리에겐 다음 팬데믹을 기다릴 시간이 없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배웠던 교훈을 지금 바로 적용해야 합니다."


카르멘 페레즈 국제의약품구매기구(UNITAID) PPPR팀 매니저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제공=세계바이오서밋]

카르멘 페레즈 국제의약품구매기구(UNITAID) PPPR팀 매니저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제공=세계바이오서밋]

원본보기 아이콘

카르멘 페레즈 국제의약품구매기구(UNITAID) PPPR팀 매니저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3 세계바이오서밋(WORLD BIO SUMMIT 2023)'에서 이같이 말했다. 팬데믹에 맞설 치료제의 신속한 개발을 위해 세계 각국의 정부와 기업, 기관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의미다.

UNITAID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결핵, 말라리아 등 유행성 질환의 진단과 치료를 위한 의약품 및 의료기기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2006년 9월 출범한 보건전문 국제기구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도 중저개발국 대상 치료제와 진단키트 보급에 앞장섰다.


페레즈 매니저는 이날 오전 세션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치료제의 개발과 생산, 유통을 위한 역량을 세계 각국이 공통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치료제의 연구·개발(R&D)과 공급, 운송 등의 역량은 팬데믹이 없더라도 지속 가능해야 한다"면서 "개발의 각 단계에서 대응 역량을 80%까지 끌어올린다면 언제든 팬데믹이 오더라도 언제든 대응 가능한 만큼 준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치료제 연구 및 생산을 위한 국제적인 협력도 다음 팬데믹 대비를 위해 중요한 지점이다. 페레즈 매니저는 "UNITAID는 다음 팬데믹의 대비를 위해 세계 각국의 연구 및 생산 역량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다른 국가나 기업들과도 협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UNITAID의 주요 미션 중 하나인 중저개발국 대상 치료제 보급을 위해 협력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한국과 같은 국가들은 글로벌 보건 문제 해결에 필요한 역량을 가지고 있지만,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는 중저소득 국가의 (치료제 보급) 문제 해결이 어렵다"면서 "(UNITAID는) 중저소득 국가들이 보건의료 제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중요한 건 지금부터 행동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기구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사이의 팬데믹 치료제의 개발과 공급을 위한 협력 역시 기대된다. 페레즈 매니저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한국 등 국가의 지원을 받아 진단키트와 보건의료 제품을 중저개발국에 전달했다"면서 "우리가 필요한 혁신 역량을 보유한 한국 바이오텍과 협력해 다양한 전염병에 대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3 세계 바이오 서밋(WORLD BIO SUMMIT 2023)'에서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제공=세계바이오서밋]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3 세계 바이오 서밋(WORLD BIO SUMMIT 2023)'에서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제공=세계바이오서밋]

원본보기 아이콘

앞서 이날 오전 바이오서밋에서 열린 세션은 '팬데믹 대응 치료제 개발 및 생산 가속화'를 주제로 진행됐다. 패널에 참석한 연사들은 다음 팬데믹 대응을 위한 치료제 개발과 생산, 공급 등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 치료제 개발을 위해 글로벌 협력이 중요하다는 내용 역시 다뤄졌다.


이날 세션에서는 감염병 치료제의 공평한 배분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다시 한번 강조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도 일부 선진국들이 백신 물량을 선점하면서 보급의 불균형 문제가 대두된 바 있다. 지취이 동 세계보건기구(WHO) 지역생산 및 지원부장은 "경제력 차이와 일부 국가에 과집중된 생산능력 탓에 치료제에 공평하게 접근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치료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기술이전과 현지생산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수영 셀트리온 전무는 셀트리온의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의 개발 과정과 임상, 제조 과정에서 얻은 교훈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전무는 "렉키로나의 빠른 개발이 가능했던 이유는 국내 및 글로벌 협력이 있었던 덕분"이라며 "각국 규제기관의 협력으로 신속한 승인을 얻어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보건복지부가 WHO와 함께 주최한 세계바이오서밋은 '팬데믹 대응 역량 강화: 인력·기업·시민사회의 준비'를 주제로 20~21일 이틀간 진행됐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