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도약계좌 등 자산형성 단기간 그쳐…청약통장 연계해야"

사업 간 연계로 전 생애 걸친 자산형성 도와야
싱가포르, 아동→청년→은퇴 후로 이어지는 제도 운영

아동기에서 노년기에 걸친 지속적인 자산형성을 위해 청년도약계좌, 주택청약종합저축 등 자산형성사업 간 연계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박준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11일 발표한 ‘생애주기 자산형성지원사업의 해외사례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생애주기에 따른 자산 재배분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연구위원은 “경제 활동 시기를 고려했을 때 미성년·20대 청년기 ‘소득 적자’에서 중년기 ‘소득 흑자’로 이동했다가 노년기에는 다시 ‘소득 적자’로 전환된다”면서 “특히 고령화 속도가 빠르고 노인빈곤율이 높은 한국에서는 전 생애에 걸쳐 소득을 안정적으로 재배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흑자 시기 남는 소득을 축적해 적자 시기로 재배분함으로써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까지 이에 대한 대응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위원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다양한 자산형성사업이 운영되고 있지만, 지속적인 자산형성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예컨대 기초생활수급 아동을 대상으로 한 ‘디딤돌씨앗통장’, 청년층의 중·장기 자산형성을 돕는 ‘청년희망적금’·‘청년도약계좌’, ‘개인퇴직연금(IRP)’, ‘주택청약종합저축’ 등 사업 간 연계가 안 되다 보니 자산형성이 단기간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현재 운영 중인 청년자산형성사업과 주택청약종합저축을 연계할 수 있다면 자산형성사업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며 청년자산형성사업 만기수령금 중 일정 금액을 주택청약저축에 입금하는 경우 가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 싱가포르의 ‘아동발달계좌’를 사례로 들면서 “ 자산형성사업을 통해 축적된 자산이 미성년 아동의 육아비로 활용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면 자산형성사업 가입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출산·육아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에서는 0~6세 아동의 육아·교육을 위해 저축을 하면 정부가 저축액만큼 지원금을 얹어주는 아동발달계좌를 운영 중인데, 이 계좌 미사용 잔고는 ‘대학교육계좌(자녀의 미래 대학 등록금 마련을 목적으로 한 자산축적사업)’로 이전된다. 마찬가지로 대학교육계좌 미사용 잔액은 ‘중앙적립기금’ 계좌로 이전돼 은퇴 후 연금, 의료, 주택 구입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자산형성 효과를 높이고 있다.

박 연구위원은 “범부처 통합적인 자산형성지원사업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가입대상 설정, 미가입자와의 형평성 해소 등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우선 도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현재 중앙정부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수행 중인 자산형성지원사업에서 중복되거나 소외되는 영역이 없는지 살펴 유사한 사업의 난립을 막을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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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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