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 씨의 예비 신랑으로 알려졌다가 사기 전과 의혹이 불거지며 논란이 된 전청조 씨가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 쓰는 화법으로 화제가 된 가운데, 이 화법이 전형적인 사기꾼들의 화법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31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서 "제3자가 보기에 되게 어리석은 바보 같은 짓이라고 보이지만 실제로 교도소에서 사기범들을 보면, 면담하다 보면 그렇게 현학적인 모양새로 상대에게 어필하려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 씨는 지인들과의 메신저 대화에서 'I am 신뢰' 등 문법에 상관없이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 쓰는 말투를 써 이 말투가 밈(meme·인터넷 유행어)로 확산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영어와 한글을 섞어 쓰는 심리가 본인의 지적 수준을 상대에게 과장하기 위한 것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렇다. '나 사실은 아주 괜찮은 사람이야, 공부도 많이 했어'. 이런 걸 보여주는 데 영어 어휘를 섞어 쓰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것은 없다"며 "그런 전 씨의 말투나 행동 내용 이런 것들을 보면 그 사람은 틀림없이 상습 사기범인 것은 맞는데, 그런데 이 사람이 또 한편으로 남 씨에게는 순정어린 어떤 그런 연인의 감정을 틀림없이 갖고 있었던 건 아닌지 (생각된다)"고 했다.
전 씨와 남 씨는 각각 전날 TV,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상반된 주장을 했다. 남 씨는 전 씨가 재벌 2세가 아니고 성별이 여자라는 점을 최근에서야 알았다고 주장했는데, 전 씨는 지난 2월부터 이미 알고 있었다고 한 것. 이 교수는 "남 씨가 전적으로 100% 피해자인 것처럼 지금 비춰졌는데, 전날 전 씨의 인터뷰 내용은 사실은 남 씨가 이 모든 진행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주장"이라며 "전 씨의 사기 피해로 인한 범죄수익과 연관된 부분이 사실 2월달 이후에는 남 씨가 인지하고 있는 상태로 생활비나 사치품 구매에 사용된 것 아니냐 이런 의혹도 심지어는 우리가 가질 수 있을 정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의 관계에 묻혀 제대로 조명되지 않은 성폭력 사건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지금 이 사건은 두 사람의 관계 속에서 있었던 아직은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성폭력 사건에 좀 더 주목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라며 "남 씨가 운영하던 아카데미의 학생들이 남 씨의 후배, 아주 관계가 밀접했던 사람에 의해 성폭행을 당해서 지금 사건이 아마 피해자가 3명 이상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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