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병력·민간인 피해 최소화할 '살라미 전술'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지상전(Ground Operation)'을 공식 발표한 가운데 대규모 지상군 투입이 아닌 조금씩 전선을 넓혀나가는 '살라미 전술(salami tactics)'을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살라미 전술이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얇게 썰어 먹는 이탈리아의 소시지 '살라미(salami)'에서 따온 말이다. 소금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살레(Sale)'에 어원을 두고 있다. 1700년대 상온에서 빨리 상하는 고기를 가능한 한 오래 보관하기 위해 생각해 낸 것이 바로 소금을 잔뜩 넣어 만든 소시지였다. 이 살라미는 크기가 큰데다 매우 짜고 향도 강해 먹을 때 아주 조금씩 잘라 먹는다.

이렇게 살라미를 먹는 것처럼 하나의 과제를 두고 이를 세분화해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협상 방식을 '살라미 전략'이라고 한다. 협상 과정에서 한 번에 무리하게 원하는 목표를 관철하기보단, 문제를 최대한 부분별로 잘게 나누고 쟁점화해 각각에 대한 대가를 순서대로 받아내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1940년대 헝가리 공산당 서기 라코시 마차시가 정적들을 차례로 살라미처럼 제거해 헝가리를 공산 진영으로 편입한 것이 시초다.


[뉴스속 용어]병력·민간인 피해 최소화할 '살라미 전술' 원본보기 아이콘

언듯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도 계속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효과를 노리는 것도 살라미 전술이다.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계속 우기면서 국제적으로 분쟁 지역이라는 인식을 심으려는 시도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하마스가 가자지구 공급 과정에서 이스라엘인과 현지 체류 외국인 등 200여명을 인질로 납치했다 한두 명씩 조금씩 풀어주는 방식으로 이스라엘군의 지상 침투를 지연시킨 전략도 '살라미 석방'으로 불렸다.

이에 이스라엘군 역시 지난 27일부터 전면적인 지상군 투입이 아닌 단계적으로 전선을 확대하는 살라미 전술에 나섰다. 가자지구 내 지상 작전 지역을 넓히기보단 하마스 땅굴을 집중적으로 파괴하면서 매복해 있는 하마스 대원들을 사살 중이다. 이같은 살라미 전술이 이스라엘의 병력 피해와 민간인 피해를 줄이면서 인질 구출 확률을 높이고, 동시에 하마스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