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없는 '연금개혁안' 野 비판에…尹의 반응은?

김성주 "문재인 정부보다 더 후퇴"
홍익표 "맹탕 연금 개혁안"

정부가 지난 27일 연금개혁안을 발표했지만, 총선을 앞두고 주요 숫자가 빠진 채로 발표돼 '알맹이가 빠졌다'는 비판을 초래했다. 야당은 구체적 숫자를 내놓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야 할 정부가 국회에 연금개혁을 떠넘겼다며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같은 비판에 "숫자만 제시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사회적 합의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 연금개혁특위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저는 정부가 최소한 1개 내지 2개 정도의 좁혀진 안을 내놓기를 기대했는데, (정부는) 오히려 5년 전 문재인 정부보다 더 후퇴한 18개의 가상 시나리오만 제시하고 국회 보고 결정하라고 떠넘겼다"며 지난 27일 발표한 연금개혁안을 비판했다.

정부는 지난 27일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통해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 '보험료율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방향성을 발표다. 하지만 보험료율이나 소득대체율(연금 가입기간의 평균 소득 대비 받게 될 연금액의 비율) 등 구체적인 숫자가 빠져 비판의 대상이 됐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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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이에 대해 "저희가 무언가 실려 있는 수레가 오기를 학수고대 기다렸는데 아무것도 없는 텅 빈 빈수레를 보낸 것"이라며 "한편으로는 대단히 무책임하기도 하고 정부 역할을 포기한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알맹이 없는 연금개혁안'을 내놓은 것은 국회에 공을 떠넘긴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정부가 책임 있게 나서고 정부의 안을 국회가 논의를 통해서 입법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연금개혁 역사였다"며 "정부가 18개의 시나리오만 제시하고 이걸 국회에다가 넘기고 공론화를 통한 국민 동의를 얻겠다고 한다면 이 어렵고 중대한 연금개혁에 대해서 정부가 나서지 않고 국회와 국민에게 모든 공을 떠넘긴 것"이라고 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전·현직 원내대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전·현직 원내대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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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연금 개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 인상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없는, 맹탕 연금 개혁안"이라며 "윤 대통령은 대통령 직속 공적연금개혁위원회 설치 공약을 파기한 데 이어 연금 개혁에 대한 의지도 능력도 없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연금 개혁에 대해서도 전 정부 탓을 하며 본인은 다를 것이라고 공언했다"면서 "그러나 정부의 이번 발표는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4개의 구체적 방안보다 못한 것으로, 사실상 연금 개혁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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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같은 비판 여론을 인지한 듯,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서 주재한 국무회의서 "연금 개혁은 뒷받침할 과학적 근거나 사회적 합의 없이 결론적 숫자만 제시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연금 개혁의 국민적 합의 도출을 위해 우리 정부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정부는 연금 개혁에 대한 의지 없이 4개 대안을 제출해 갈등만 초래했다"면서 "우리 정부는 이러한 전철을 반복하지 않고 제대로 된 연금 개혁을 이뤄내기 위해 착실하게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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