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반도체대전에 처음 참가했다. 아직 규모가 작고 기업 대상(B2B) 사업을 해서 이름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 이번 기회에 기술력을 선보일 수 있어 의미가 크다."
시스템 반도체 스타트업인 수퍼게이트 관계자는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반도체대전(SEDEX) 2023'에서 이같이 말했다. 수퍼게이트는 2018년 설립된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로 인공지능(AI) 시대에 필요한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수퍼게이트가 국내에서 대규모 행사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반도체대전에 시스템 반도체 존이 마련된 덕분에 부스를 차리고 다양한 업계 관계자와 만날 기회를 얻었다. 반도체대전은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주관해 매년 열리는 국내 최대 반도체 전시회다.
올해 반도체대전은 25회째로 역대 최대인 320개사 830개 부스 규모로 열렸다. 개막 첫날 오전 방문한 반도체대전 행사장은 많은 참관객으로 북적거리는 모습이었다. 지난해와 올해 행사 부스 운영 업무를 맡고 있다는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오전임에도 방문한 인원이 꽤 있다"며 "지난해 행사 첫날과 비교해보면 올해 더 많은 사람이 찾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엔 AI 반도체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 국내 기업들이 여럿 참여했다. 전시장 입구 왼쪽에 약 100개 부스 규모의 시스템 반도체 존이 마련된 덕분이다. 가보니 AI 반도체 기업인 딥엑스와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인 오픈엣지테크놀로지, 칩스앤미디어 등 다양한 업체 부스를 만날 수 있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선정한 글로벌 스타 팹리스 기업인 쓰리에이로직스 등 스타트업들도 보였다.
이들 업체는 성장성이 높은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특히 업계 안팎의 관심이 큰 AI 반도체 시장과 관련해 긍정적인 전망을 했다. 김정욱 딥엑스 부사장은 "올해 사업 가능성을 살폈다면 내년엔 본격적인 제품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며 "내년에는 사업 성과를 본격적으로 공유하면서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행사장에는 국내 반도체 산업을 지탱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X세미콘 등 주요 기업들도 부스를 꾸려 참관객을 맞았다. 행사장에서 가장 큰 규모로 부스를 마련한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계 주 응용처로 떠오른 전장 시장에 대응하는 제품을 여럿 선보였다. 부스 앞에 흰색 모형 자동차를 전시하고 자동차에 쓰이는 다양한 메모리 및 시스템 반도체 제품을 소개했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다양한 메모리 제품을 선보였다. 부스 한쪽에는 게임 이벤트 공간을 마련, 젊은 참관객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국교통대 반도체신소재공학과에 재학 중인 조민규(23)씨는 "학교에서 단체로 방문했다"며 "이번에 처음 행사장을 찾았는데 수업 때 들은 내용이 실제로 구현되는 모습을 봐서 신기하다"고 말했다.
반도체대전은 27일까지 3일간 열린다. 26일에는 올해 행사 주제인 'AI와 반도체 혁신, 미래를 연결하는 힘'과 연관된 기조연설이 진행된다.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사장과 김정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연사로 나선다. 김정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은 "차세대 게임체인저가 될 AI 반도체 분야 국내 팹리스를 포함한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노력을 살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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