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의 인권이 유린된 '선감학원 사건'의 현장에서 아동들의 집단 암매장이 확인됐다. 수습된 치아 등 유해를 분석한 결과, 12~15세로 추정되는 아동들이 임시로 묻는 가매장 형태로 땅에 묻혔다.
25일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이날 오전 11시 경기 안산에서 진행된 선감학원 유해발굴 현장 설명회를 통해 분묘 40여기를 발굴해 치아 210점과 단추 등 유품 27점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분묘 6호에서 발견된 치아 25개와 단추 8개. /제공=진실화해위
25일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이날 오전 11시 경기 안산에서 진행된 선감학원 유해발굴 현장 설명회를 통해 분묘 40여기를 발굴해 치아 210점과 단추 등 유품 27점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이번 유해발굴은 올 연말 선감학원 사건의 2차 진실규명을 앞두고 실지조사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발굴된 유해는 세종 추모의 집에 안치될 예정이다.
치아는 13개 분묘에서, 유품은 8개 분묘에서 수습됐다. 치아와 유품이 함께 발견된 분묘는 6기다. 140호 분묘에선 치아 29점이 수습되는 등 가장 많은 치아가 발견됐다. 6호 분묘에선 치아 25점과 금속고리 단추 4점, 금속 똑딱이 단추 4점 등 가장 많은 유품이 발굴됐다. 4호 분묘에선 치아 21점과 아동 허리띠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약 40cm 길이의 직물 끈이 나왔다. 분묘의 크기는 대부분은 110~150cm, 깊이도 50cm 미만으로 몸집이 작은 아동들이 가매장 형태로 묻힌 것으로 추정된다.
감식을 담당한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는 "현재까지 나온 치아를 분석했을 때 치아 윗부분인 크라운의 발달 및 마모 정도를 보면 나이가 12~15세로 추정된다"며 "아동이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 봉분과 맞아떨어지는데 2016년 발굴과 지난해 발굴 때 치아 윗부분의 부식 상태가 심해져 몇 년 후 흔적도 없이 사라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일부 분묘에선 치아 등 유해가 발굴되지 않았다. 선감학원 아동들이 7~18세로 어리고 암매장 이후 최소 40년이 흘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토양 산성도가 높으면서 환경이 습하고, 가매장 형태인 점도 영향을 줬다. 김영배 선감학원아동피해대책협의회 회장은 "지난해와 올해 두차례 시굴 현장을 보면서 그나마 흔적을 알 수 있는 유해인 치아의 흔적이 갈수록 풍화되고 부식이 심해지고 있다"며 "이번 시굴을 계기로 국가와 지방정부가 신속히 나서서 선감학원 일대의 전면적인 유해 발굴을 시급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선감학원은 1942년 일제가 도시 빈민인 아이들을 한곳에 모아 교화하고자 만든 아동수용시설이다. 이 시설은 광복 이후에도 국가와 경기도의 주도하에 1982년까지 운영됐다. 진실화해위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한 수용기록은 총 4689건이다. 공식적으로 기록된 사망자는 24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1월 진실화해위는 1차 시굴 결과, 5기 분묘에서 치아 68점과 단추 등 유품 7점을 수습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