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노동시장에서 뿌리 깊은 성별 임금 격차의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데 기여해온 미국 경제학자 클로디아 골딘 하버드대 교수(77)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가운데, 골딘 교수의 수상으로 국내서도 남녀 임금 격차 문제가 다시금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이후 26년간 한국은 남녀 임금 격차에서 1위를 유지한 만큼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노동시장에서 뿌리 깊은 성별 임금 격차의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데 기여해온 미국 경제학자 클로디아 골딘 하버드대 교수(77)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가운데, 골든 교수의 수상으로 국내서도 남녀 임금 격차 문제가 다시금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지난해 OECD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성별 간 임금 격차는 31.2%였다. OECD는 여성 전일 근로자의 중위소득이 남성 전일 근로자의 중위소득 대비 얼마나 적은지를 기준으로 성별 임금 격차를 계산한다. 31.2%의 임금 격차란 남성 직장인이 100만원을 버는 동안 여성 직장인은 68만8000원을 버는 데 그쳤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 OECD에 가입한 1996년부터 성별 임금 격차 1위 기록했다. 이후 26년간 가장 높은 임금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2021년 기준 한국의 남녀 임금 격차(31.1%)는 OECD 회원국 38개국 평균(11.9%)의 세 배에 달한다.
같은 직무와 직종에 종사하는 남녀의 임금 차이도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지난해 영국 과학 저널 '네이처 인간 행동'에 따르면 한국의 동일 직무 기준인 성별 임금 격차는 18.8%로 조사 대상인 주요 15개국 중 일본에 이은 2위였다.
2023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클로디아 골딘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9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하버드대 캠퍼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여성의 노동시장 결과와 관련한 우리의 이해를 진전시킨 공로"로 골딘 교수에게 노벨 경제학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사진출처=AFP·연합뉴스]
앞서 스웨덴 노벨위원회는 골딘 교수에게 "여성의 노동 시장 진출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진전시킨 공로를 인정한다"며 노벨 경제학상을 수여했다. 골딘 교수의 이번 수상은 성별 임금 격차 문제를 환기하는 계기가 됐다.
그는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극심한 저출산 문제 원인을 "한국 기업 문화가 사회의 급격한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또, 골딘 교수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성세대와 남성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저출산 문제는) 여러 가지가 얽혀 있어 답을 내기 매우 어렵고 변화가 단시간에 이뤄지긴 어렵다"며 "우리는 기성세대, 특히 그들의 딸보다는 아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을 교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속적인 교육 등을 통해 사회·문화적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 감소세가 여전히 더디다는 것이다. 한국은 2011년 36.6%에서 2021년 31.1%로 10년간 격차를 5.5% 포인트(15.0%) 줄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13.9%에서 11.9%로 격차를 2.0% 포인트(14.4%) 줄인 OECD 평균과 비교해도 두드러지지 않는 감소율이다.
지난해에는 격차가 오히려 0.1% 포인트 벌어져 1위 자리를 더욱 굳건히 했다. 반면 2011년 전체 2위였던 일본은 같은 기간 27.4%에서 22.1%까지 격차를 줄여 4위까지 순위를 끌어내렸다.
이런 지적에 정부는 기업이 채용·직종·임금 등 고용 관련 주요 사항에 대한 성별 데이터를 공시하도록 하는 성별 근로 공시제를 도입해 남녀 간 임금 격차를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도 성별 임금공시제도로 나아가는 첫 단계인 ‘성별 근로 공시제’를 공공기관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채용 단계에서는 서류 합격자부터 최종 합격자까지 성비, 근로 단계에서는 부서별 인원·승진자·육아휴직 사용자 성비, 퇴직 단계에서는 해고자·조기 퇴직자·정년 은퇴자 성비를 공개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해당 제도는 올해 공공부문 시범운영을 거쳐 향후 500인 이상 사업장 등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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