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 키우려고 국비 2억원 넘게 투입하는데…" 사관학교 500명 넘게 떠났다

사관학교 자퇴생 5년 새 2배 가량 증가
입학하자마자 자퇴하는 비율 가장 높아
"스스로 군문 나서는 생도 최소화해야"

군 간부를 양성하는 사관학교에서 지난 5년간 스스로 교정을 떠난 생도가 50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이 3일 공개한 국방부의 ‘각 군 사관학교 자진 퇴교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9월까지 자퇴한 사관학교 생도는 545명에 달했다.

지난달 26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제75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이 분열을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지난달 26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제75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이 분열을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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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로는 ▲2019년 74명 ▲2020년 93명 ▲2021년 91명 ▲2022년 146명 등으로 해마다 숫자가 늘었고, 올해는 9월 기준 141명이 이미 학교를 떠났다. 학년별로는 지난 5년간 누적으로 1학년 자퇴생이 176명이나 돼 눈길을 끌었다. 그밖에 2학년 72명, 3학년 226명, 4학년이 71명 자퇴한 것으로 집계됐다.


숫자상으로 3학년 자퇴생이 가장 많지만, 이는 육군3사관학교가 2년제 대학을 졸업하거나 4년제 대학 2학년 이상 학력을 구비한 자원 가운데 생도를 선발하면서 입학과 동시에 3학년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즉, 육군3사관학교를 제외하고 보면 입학하자마자 1학년 때 자퇴하는 비율이 가장 높다.


사관생도의 자퇴는 당장 국가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관생도 1명을 양성하는 데는 4년간 통상 2억원 이상의 국비가 투입된다. 급여, 급식, 피복, 개인용품, 탄약, 교육자료 등 직접비와 인력 운영, 장비 및 시설유지, 유류 등 간접비를 포함한 금액이다.

군 간부로 성장할 인력 배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젊은 장교의 인재 풀(Pool) 자체가 얇아지는 것을 고려하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송 의원은 “국방부와 각 군은 정확한 조직 진단을 통해 현 상황을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해 스스로 군문을 나서는 생도들을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생도 자퇴의 주원인으로는 장교 처우 문제가 거론된다. 정부의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에 따라 병장 월급(지원금 포함)은 2025년 205만원까지 오른다. 반면 초급 장교 1호봉 월급은 178만원으로 공무원 임금 인상률을 따를 경우 2025년 역전될 수 있다.


앞서 육군 학군장교(ROTC) 제도를 운용하는 대학 절반이 후보생 정원을 채우지 못한 사실이 알려져 우려를 더하기도 했다. 올해 전반기 ROTC 후보생 지원 경쟁률은 역대 최저인 1.6대 1에 그치면서 육군은 지난달 1일 추가 모집에 들어간 바 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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