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에버그란데) 창업자인 쉬자인 회장의 구금은 중국 당국이 재벌들을 그냥 두지 않는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일 "헝다 창업자의 몰락은 중국 슈퍼 부자들이 중국의 금융 및 사회안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당국의 뿌리 깊은 우려를 보여준다"고 분석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달 28일 헝다 측 성명에 따르면 쉬 회장은 불법 범죄 혐의로 경찰에 구금됐다. 앞서 헝다의 자산관리 담당 임원 등이 구금돼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의 발표다.
SCMP는 "분석가들은 중국 당국이 민간 부문 신뢰도에 대한 잠재적인 타격에도 불구하고, 구금 조치를 주저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기관지 학습시보의 편집장 출신 덩위원은 "쉬 회장은 중국 정부가 자신의 회사가 무너지도록 하지 않을 것이고, 재벌들을 표적으로 삼지 않을 것이라고 잘못 계산했다"면서 "중국은 경기 침체를 고려해 민간 부분의 신뢰를 강화하고 싶어하지만, 시진핑 주석은 민간 자본의 인질로 잡히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CMP는 "중국의 금융 위험을 억제하는 것은 지난 10년 동안 시 주석의 주요 정책목표였다"면서 "특히 중국 정부는 일부 대기업이 중국 은행과 투자자로부터 차입해 해외 자산 인수자금을 조달하는 관행을 우려한다"고 역설했다.
일각에서는 쉬 회장이 자신의 자산을 해외에 빼돌렸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중국 전자제품업체 스카이웍스의 창업자 황훙성은 최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위챗에 쉬 회장에 대해 "미국 법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려 한 중국 인민의 적"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홍콩거래소에서 거래가 재개된 헝다는 전 거래일 대비 주가가 28.13% 급등한 0.41홍콩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헝다그룹은 지난달 28일 9시부터 중국헝다, 헝다자동차, 헝다자산관리 등 3개 종목이 홍콩거래소에서 거래가 중단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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