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에 가입한 백내장 환자들을 병원에 알선해주고 뒷돈을 챙긴 브로커들과 이들을 사주한 서울 강남의 안과병원 원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서류상 홍보대행업체나 병원 직원으로 위장해 환자 한명당 150만원 내지 한쪽 눈에 약 500만원 정도되는 수술비의 20~30%를 알선료로 받았는데, 많게는 3년여 기간 동안 24억원을 챙긴 브로커도 있었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사진=최석진 기자]
지난해 10월 경찰에서 브로커 2명에 대한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범행을 부인하는 병원 원장에 대한 계좌추적과 압수수색 등 전면적인 재수사를 통해 브로커 일당을 찾아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권유식)는 22일 환자 알선 브로커 소모씨(36)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다른 브로커 5명과 A 안과병원 원장 박모씨(49) 등 병원 관계자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소씨는 2019년 10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A 병원과 홍보·마케팅 업무 대행 계약을 가장한 환자알선계약을 맺고 환자 알선비 약 24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다른 브로커들은 유사한 방식으로 1억7000만원∼5억6000만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A 병원이 2019년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이들에게 알선 대가로 지급한 금액은 총 4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A 병원은 개원 초기부터 브로커들에게 환자 알선 대가로 환자 1명당 150만원 또는 백내장 수술비의 20∼30%를 현금으로 지급하고 브로커를 광고 대행업자 또는 직원으로 둔갑시켜 합법적인 지출로 가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백내장 수술 치료에 이용되는 '단초점 인공수정체'(원거리나 근거리에 단일초점을 맞춰 놓은 인공수정체)는 국민건강보험 급여 대상이지만 '다초점 인공수정체'(원거리, 근거리, 중간거리에 모두 초점이 맞도록 제작된 특수렌즈)의 경우 비급여 대상으로 수술비가 상당히 고액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실손보험 가입자가 백내장 진단을 받은 뒤 치료 방법으로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 수술을 받으면 실손보험 계약 내용에 따라 최대 100%까지 비용을 보상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주로 40대 후반~70대 실손보험 가입자들을 병원에 소개해주고 알선료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A 병원은 이렇게 모집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비 청구가 가능한 고액의 백내장 수술을 실시해 2020년 238억원, 2021년 301억원, 지난해 212억원 등 연간 200억∼3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실손보험으로 보상되기 때문에 환자에게는 손해가 없다는 인식 하에 죄의식 없이 벌어지는 환자 알선 범행에 대해 피고인들에게 죄에 상응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공소유지 및 범죄수익 환수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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