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실험실서 만들어진 '랩 그론 다이아몬드'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A Diamond is Forever)"라는 광고 카피처럼, 다이아몬드는 변치 않는 영원한 사랑을 상징하는 보석으로 여겨져 왔다. 단단하고 투명하면서도 반짝이는 광채를 내는 다이아몬드는 희소성이 있어 예물뿐 아니라 투자상품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원석을 가공해 만든 진짜 다이아몬드가 아닌 연구실에서 만든 '랩 그론 다이아몬드(Lab Grown Diamond)'가 나오면서 진짜 다이아몬드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뉴스속 용어]실험실서 만들어진 '랩 그론 다이아몬드'

랩 그론 다이아몬드는 흑연에 고압·고열을 가하는 방법으로 만들어진다. 실험실에서 아주 작은 다이아몬드에 2~4주간 탄소를 조금씩 붙여내 다이아몬드 구조로 키워냈다고 해서 '랩 그로운'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성분이 자연산과 동일하고 물리적·화학적 성질도 똑같아 전문가들조차 감별이 쉽지 않다고 한다. 모조석으로 불리는 '모이사나이트'나 '큐빅'과는 큰 차이가 있다.


반면 가격은 천연 다이아몬드의 3분의 1에서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가성비가 높아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자 명품업체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가 랩 그론 다이아몬드 벤처기업에 투자했고, 세계적인 다이아몬드 브랜드 드비어스도 직접 제조에 뛰어들었다. 우리나라도 올해 들어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배양에 성공, 미국과 인도, 중국 등 랩 그론 다이아몬드를 만들 수 있는 8개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랩 그론 다이아몬드의 인기는 세계 시장에서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드비어스는 상품 가치가 높은 '셀렉트 등급' 다이아몬드 원석 값을 최근 1년 새 40%나 내렸다. 작년 7월 캐럿당 1400달러였던 원석이 올해 7월엔 850달러로 떨어졌다. 추가적인 가격 하락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는 상황이다.

천연 다이아몬드 수요 또한 급감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명품·쥬얼리에 대한 보복소비 수요가 폭발하면서 다이아몬드 가격이 급등했으나, 엔데믹 이후 거품이 빠지면서 다시 가격이 급격히 내려가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가 저렴한 가격 외에도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천연 다이아몬드 생산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윤리적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천연 다이아몬드는 채굴 과정에서 환경오염이 발생하는 데다, 오랫 동안 노동력 착취 논란에 휩싸여 왔다. 특히 시에라리온 등 아프리카의 일부 분쟁 지역에서는 다이아몬드 암거래가 군사적 자금줄로 쓰이면서 어린아이들을 포함한 시민들이 탄광 작업에 동원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해 왔다. 이런 다이아몬드는 착취당한 노동자의 피가 묻어 있다는 비유적 표현으로 '블러드 다이아몬드'라고도 불린다. 실험실에서 만든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이런 윤리적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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