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12일 장중 한때 0.721%를 기록하며 9년 8개월 만에 최고치로 상승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의 매파(통화긴축 선호) 발언이 도쿄 채권시장을 흔든 것으로 분석된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 도쿄 채권시장에서 일본 정부가 신규 발행한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한때 0.721%까지 오르며 2014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7월 BOJ가 장기금리 변동 폭 상한을 사실상 1%로 확대한 이후 0.6% 안팎으로 등락을 반복하다 11일 0.7%를 돌파했다.
우에다 BOJ 총재의 인터뷰가 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앞서 우에다 총재는 지난 9일 공개된 요미우리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물가가 BOJ의 목표치인 2%의 안정적 달성을 확신할 수 있는 단계가 되면 마이너스(-) 금리 해제를 여러 선택지 중 하나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은 2016년 이후 7년 넘게 단기금리를 -0.10%로 동결해왔다.
우에다 총재의 발언 이후 11일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8일 종가(0.65%)대비 0.55%포인트 오른 0.705%까지 치솟았다. 이날도 이같은 흐름이 지속되며 오전 10시 21분에는 0.721%를 터치했다. 이는 9년 8개월 만에 최고치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우에다 총재의 발언을 매파적으로 해석하면서 BOJ가 금융완화정책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는 기대심리를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JP모건 증권의 야마와키 타카시 채권 조사부장은 "일본이 예상보다 더 이른 시일에 마이너스 금리에서 탈피할 것이라고 예측한 투자자가 늘어난 듯하다"고 설명했다.
우에다 총재가 이같은 발언을 한 배경으로는 엔화 약세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9월 초부터 엔·달러 환율이 147엔 선을 돌파하면서 시장에서는 외환당국의 엔화 매수 필요성이 대두된 상황이다. 이에 지난 6일 간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현재와 같은 엔저 추세가 지속될 경우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고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며 구두 개입에 나서기도 했다. 이후 우에다 총재의 인터뷰가 보도된 뒤 엔화 가치는 강세로 전환했다.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는 146.56엔에 거래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재무성이 외환시장에 구두 개입을 한 데 이어 우에다 총재가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제기하면서 엔화 약세에 일단 제동이 걸렸다"며 " 정부와 BOJ가 발을 맞춰 엔화 약세를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장이 예상하는 통화정책 전환 시기는 내년 4월에서 6월이다. 금융정보서비스인 퀵은 "시장 참가자들의 29%는 봄철 임금협상 이후인 4~6월 사이에 BOJ가 정책을 바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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