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팁(봉사료)'을 요구하는 업체가 점차 늘어나면서 이를 둘러싼 논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팁 문화의 원조국인 미국에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7일(현지시간) 온라인판으로 "한국에서 팁 문화가 강한 반발에 직면했다"라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
매체는 "한국은 미국 스타일 치즈버거와 브라이덜 샤워를 애호하지만, 팁 문화만큼은 원치 않는 것 같다"라며 "최근 한국판 우버인 '카카오모빌리티'에서 팁 옵션을 추가하자 즉각 반발이 나타났다"라고 보도했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7월 카카오T블루에 '감사 팁' 옵션을 시범 도입한 바 있다. 카카오T블루는 별도의 교육을 받고 승차 거부 없이 운영되는 가맹 택시 서비스다. 이용자는 서비스에 만족할 경우(즉, 기사에게 별점 5점을 매기면) 추가 팁을 줄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기사와의 상생을 위해 해당 옵션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도입 당시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반발이 컸다.
그런가 하면 비슷한 시기에 '팁 박스'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국내 한 베이커리에서 팁을 지급할 수 있는 박스가 설치되자 누리꾼 사이에선 "키오스크로 주문하는 나라에서 무슨 팁 박스냐", "이런 미국 문화는 안 들여왔으면 좋겠다", "차라리 기부함을 갖다 놔라" 등 불평이 쏟아진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음식점은 결국 팁 박스를 제거했다.
WSJ는 손님뿐만 아니라 자영업자 사이에서도 팁 문화에 대한 반발 심리가 있다고 전했다. 한 식당 주인은 매체에 "(음식을) 많이 시켜 먹으면 그만큼 팁을 많이 내게 된다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팁이 오히려 판매량을 떨어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전했다.
기사를 접한 미국인 독자들 사이에서도 "한국은 팁 문화가 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 현지 누리꾼은 "3~5년 전부터 한국에도 팁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님들 반발은 심하지만, 업체들이 조금씩 길을 만들고 있는 게 보인다"라며 "한국 특유의 길거리 음식점, 편의점, 호텔, 택시 등에 팁이 생기면 지금보다 훨씬 불편해진다. 특히 한국은 지금도 생필품 가격이 비싸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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