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퀄컴의 5G 스마트폰용 통신칩을 3년 더 사용하기로 했다. 자체 통신칩을 개발해 아이폰에 탑재하겠다는 애플의 개발 계획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욕증시에서 퀄컴의 주가는 즉각 급등했다.
퀄컴은 11일(현지시간) 애플과 5G 통신칩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퀄컴은 내년부터 2026년까지 3년간 애플에 아이폰용 통신칩을 공급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2019년 기존 계약과 유사하다고 회사측은 확인했다.
이는 애플의 통신칩 개발이 예상보다 더딤을 시사한다는 평가다. 당초 두 회사간 공급계약은 올해 만료될 예정이었다. 블룸버그통신은 "다음날 출시되는 신형 아이폰이 퀄컴 칩을 사용하는 마지막 아이폰이 될 것으로 예상됐었다"면서 "자체 칩을 개발하려는 (애플의) 야심찬 노력이 예상보다 오래 걸린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애플의 노력이 아직 결실을 맺지 못했다"고 전했다. 통신칩은 휴대전화에 사용되는 각종 반도체 중에서도 특히 개발이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2018년부터 자체 통신칩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한 상태다. 2019년 인텔로부터 스마트폰용 통신칩 사업을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인수하며 이를 본격화했다. 외부 의존을 줄이는 동시, 개별 기기에 최적화한 성능을 구현하겠다는 것이 애플의 목표다. 이후 2020년에는 인텔 칩 대신 자체 개발한 시스템온칩(SoC, 여러 기능을 가진 시스템을 하나의 칩에 구현한 기술집약적 반도체) 'M1'을 노트북 '맥북에어'와 '맥북프로' 등에 탑재해 선보이기도 했다.
애플이 퀄컴 칩을 3년 더 쓰기로 하면서 이날 뉴욕증시에서 퀄컴의 주가는 전장 대비 4% 가까이 상승 중이다. UBS에 따르면 퀄컴의 2022년 회계연도 매출 가운데 약 21%가 애플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애플은 다음날 신형 아이폰15 시리즈 발표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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