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전기차 화재, 지난해 전체 맞먹어…"대응 매뉴얼 필요"

지난해 전체 44건, 올 상반기 42건

올 상반기 전기차 화재 사고가 총 42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한 해 발생 건수 44건에 육박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화재의 경우 피해의 규모가 크고, 일반인 진압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용자 매뉴얼 배포 등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올 상반기 전기차 화재, 지난해 전체 맞먹어…"대응 매뉴얼 필요"

소방청은 2020년 이후부터 올 6월까지 전기차 화재 발생 건수가 총 121건에 달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매년 2배가량 꾸준히 늘어나는 것이다.


연도별 전기차 화재 현황을 살펴보면 2020년 11건(인명피해 0건), 2021년 24건(인명피해 1명), 2022년 44건(인명피해 4명)이었으며, 올해 상반기만 42건(인명피해 6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는 화재 발생 시 진압이 어렵고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는 특징이 있다. 전기차에 탑재되는 리튬 이온 배터리는 높은 효율로 주행거리 향상을 이끌었지만, 남용될 경우 열폭주 발생 우려가 높다. 또한 열폭주 시 가스 발생을 동반한 여러 부반응이 일어나고 폭발로 이어진다.


미국 테슬라 리포트에 따르면 화재 진압 시 전기차는 가솔린차 대비 8배의 시간이 더 필요하며, 소요 인원도 2.5배가 더 필요하다. 화재진압 필요 요구되는 물의 양도 내연기관차 1t 정도가 필요하지만 전기차는 110t 정도가 필요하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전기자 화재 발생 비율은 내연기관차보다 상대적으로 낮다"며 "하지만 리튬 이온 배터리 특성상 한번 불이 나면 일반인은 진압이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선진국과 비교해 지하 주차장이 많아서 일단 화재가 발생하면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장소별 전기차 화재 건수는 일반도로가 47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주차장 46건, 고속도로 12건, 기타도로 7건 순이었다.


올 상반기 전기차 화재, 지난해 전체 맞먹어…"대응 매뉴얼 필요"

이처럼 전기차 화재가 잇따르고 있지만, 탑승자 관점에서 변변한 대응 매뉴얼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소방청은 2020년 '전기자동차 사고대응 매뉴얼'을 발간하고 꾸준히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매뉴얼은 전기차 화재에 대응하는 소방대원을 위한 것이이다. 자동차 제조사의 경우 전기차 출고시 함께 제공되는 취급설명서를 통해 각종 사고에 대한 대응 조치를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 화재도 경고등, 견인, 폭설 등 다른 사고 대응의 일부분으로 매뉴얼 한페이지 분량 정도의 안내를 하는 것이 전부다.


전기차 화재시 가장 중요한 것은 차량에서 탈출하는 것이다. 일부 제조사의 전기차는 사고나 화재 발생시 전원이 차단되면 차량 내외부의 문을 열기가 불가능한 모델이 있다. 이 경우 차량의 기계식 도어 해제 장치를 통해 열어야 하며, 제조사와 모델마다 기계식 도어 해제 장치의 위치와 사용법이 상이하기 때문에 사전 숙지가 필요하다.


또한 평상시 주행습관도 전기차 화재에 원인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팩이 차량 하부에 있기 때문에 높거나 훼손된 속도방지턱을 넘게 되면 차량 하부가 손상될 수 있고, 이 경우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전기차 화재는 신고도 좀 더 주의를 해야 한다. 만약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119와 112등에 신고한 뒤 곧바로 해당 건물의 관리사무소 등에도 화재 사실을 알려 대피 방송이 이뤄지게 해야 한다. 또한 일반 차량과 소방장비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119 등에 신고할때도 명확하게 '전기차 화재'임을 알려야 한다. 전기차 화재의 경우 일반 소화기로는 진화가 어렵기 때문에 리튬 배터리 전용 소화기와 질식소화포 등을 구비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소방 방법을 발전시키는 동시에, 전기차 화재에 대한 대응 매뉴얼을 개발해 소비자에게 교육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김 교수는 "내연기관 차량은 이미 130년간 운영하면서 축적되어온 대응 노하우가 있다"며 "전기차의 경우 화재 진압도 중요하지만 탑승객을 위한 신속한 대피 방법과 화재예방법, 화재시 신고 절차 등을 정립하고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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