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백모 씨(60대)는 자가 차량의 브레이크 작동에 이상을 느껴 서비스센터에 차를 맡겼다가 황당한 일을 겪고 있다.
그는 차를 처음 AS 맡긴 후 50여일 지나도 수리되지 않아 현재 대중교통으로 출퇴근 중이다. 자동차 제조사의 공식 서비스센터에 수리를 맡겨놓은 차량이지만 그 센터가 쏙 빠지는 바람에 그는 센터가 정비를 의뢰한 협력업체와 다투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된 사정일까?
지난 6월 25일 백 씨는 브레이크 밀림 현상 때문에 2011년식 주행거리 14만여km인 뉴모닝 차량을 기아자동차 부산서비스센터에 맡기고 돌아왔다.
입고한 날이 일요일이라 다음 날 접수돼 브레이크 이상이라는 진단을 전화로 연락받았다. 다만 센터 측은 “일이 많이 밀렸다”며 “협력업체로 수리를 넘겨도 좋겠냐”고 물어왔다. 백 씨는 빨리 수리하는 게 좋다는 생각에 별다른 의심 없이 위탁수리를 받아들였다.
협력업체는 곧바로 브레이크 작동과 관련한 부품 4건의 이상을 발견했다며 60여만원의 수리 견적을 보내왔다. 백 씨는 흔쾌히 수락했고 사흘 뒤 고친 차량을 수령했다.
그러나 고쳤다는 차량에서 같은 현상이 반복되자 교체 부품들이 완전히 안착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하고 차를 그대로 사용했다.
한달여 지나도 브레이크 밀림 현상이 계속되자 백 씨는 위탁업체에 전화를 걸어 하소연한 뒤 차를 처음 입고한 서비스센터에 다시 맡길 테니 재점검해달라고 요청했다.
백 씨는 다음 날 다른 부품인 마스터실린더 쪽에 문제가 있다며 부품대가 10만원 추가된다는 연락을 받고 수용했다. 그런데 다음 날 공임이 더 추가된다며 총 22만원의 추가 견적이 돌아왔다.
백 씨는 “정작 고쳤어야 할 것을 못 잡고 엉뚱한 곳에 돈을 지불했으니 수리업체가 ‘오진’한 것 아니냐”며 책임을 거론하고 “추가 부품비만 더 내겠다”고 반박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초기 진단을 정확히 하지 못한 업체 측에서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태도에 화가 난 백 씨는 차를 수령하지 않겠다고 반발했다. 이어 기아자동차 서비스센터에 민원을 제기했다. 그런데 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센터 측은 “협력업체가 수리를 맡았으니 우리 소관이 아니다”며 “업체와 협의를 잘해라”는 권유를 받은 것이다.
더욱이 처음 차를 수리한 후 협력업체로부터 차량을 수령하는 자리에 차량 소유주가 동행했고 브레이크 작동에 “이상없다”고 확인해줬다는 것이었다. 백 씨는 동행한 사실도 없고 AS 입고 장소의 경비실 보관함에서 스스로 차량 키를 수령한 뒤 운전해 돌아왔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백 씨는 이후 소비자보호 관련 기관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양측의 입장이 서로 달라 중재가 어려우니 서로 협의하라”는 대답만 들었다고 불평했다.
백 씨의 차량을 수리한 업체 관계자는 “처음 왔을 당시에 ABS쪽 모듈에 누유가 아주 심해 수리가 필요한 상황이었고 ABS만 수리하면 될 줄 알았는데 밀림 현상이 잡히지 않아 추가로 수리를 진행한 것”이라며 “처음 한꺼번에 수리했어도 공임과 부품비용은 결과적으로 같다”고 말했다.
처음 진단이 정확하지 않았던 데다 두번이나 차를 맡기도록 불편을 끼친 데 대한 사과는 없이 총비용은 같기에 문제될 게 없다는 식이었다.
단순히 브레이크 밀림 현상으로 수리를 맡긴 차 때문에 이래저래 스트레스를 받은 백 씨는 최근 기아자동차 민원실로부터 ‘달갑지 않은’ 중재 전화를 받고 그만 ‘항복’했다.
부속대 10만원만 백 씨가 부담하고 공임은 업체 측이 부담한다는 ‘원청’의 중재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렇게 브레이크 하나로 벌어진 50일간의 소동은 2회에 걸친 수리와 비용 추가로 막을 내릴 전망이다.
백 씨는 “차의 구조를 잘 모르는 소비자 입장으로서 수리업체가 ‘처음부터 정확한 고장 부위를 발견하지 못해 죄송했다’는 말 한마디 사과만 했어도 감수할 사안인데 책임을 떠넘기고 이익만 생각하니 안타깝다”며 씁쓸해했다.
브레이크 밀림 현상으로 수리를 맡긴 백모 씨가 받은 첫 자동차 점검정비 명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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