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 안보리서 러 맹비난…"식량 안보 위협 중단해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러시아가 글로벌 식량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통로인 흑해를 볼모로 잡은 협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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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장관은 이날 오전 '분쟁에 의한 글로벌 식량 안보'를 주제로 열린 안보리 공개토의에 참석해 러시아의 흑해곡물수출협정 중단을 비판하며 "기아를 무기화해선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세계 식량 시스템을 공격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세계 식량 위기가 이전보다 악화한 것에 대한 책임을 러시아에 돌렸다.


앞서 지난해 7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을 재개하는 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이후 러시아가 봉쇄했던 우크라이나의 수출길이 열리면서 같은 해 8월 이래로 3200만t의 곡물이 세계 각지로 수출됐다. 그러나 러시아는 자국의 농산물과 비료의 수출을 보장하기로 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며, 지난달 17일 협정 이행을 중단했다.


블링컨 장관은 "흑해 항로를 통해 우크라이나가 수출하는 밀의 3분의 2는 신흥국으로 향하는 것이었다"며 "케냐 외무장관은 이를 두고 러시아를 향해 '등에 칼을 꽂았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안보리 이사국과 유엔 회원국은 모스크바에 '흑해를 협박 수단으로 삼는 것은 이미 충분하다'고 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크렘린은 국제 제재 때문에 흑해곡물수출협정 이행에서 이탈했다고 주장하지만, 제재 대상에서 식량과 비료는 제외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블링컨 장관은 식량 불안정 해소와 아이티·아프리카 11개국 지원을 위해 3억6200만달러 규모의 추가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드미트리 폴랸스키 주유엔 러시아 차석대사는 이날 공개토의에서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의 곡물과 비료가 도움이 필요한 국가에 차질 없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오히려 서방측에 책임을 돌렸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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