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표 팔면 징역 4년"…브라질서 ‘테일러 스위프트법’ 나온다

세계적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공연 티켓 암거래
암표 막는 법안 새로 발의…“최대 징역 4년”

브라질에서 공연 등의 암표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안이 발의됐다. 이 법안은 세계적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공연 티켓 암거래로 인해 발의됐기 때문에 ‘테일러 스위프트법’으로 불린다.


미국 NBC 등에 따르면 브라질 상파울루의 하원의원 시몬 마르케토는 지난주 암표 거래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를 위반하면 최대 4년의 징역형 및 티켓 가격의 100배에 달하는 벌금이 부과된다.

마르케토 의원은 현지 언론을 통해 “11세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들이 테일러 스위프트의 공연 암표 이야기만 한다’는 말을 했다”며 “여러 사람으로부터 이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아서 법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법안을 신속히 처리하기 위해 필요한 서명을 받았다”며 “소비자 보호부 장관과 함께 법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프트는 11월에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두 차례, 상파울루에서 세 차례 공연을 앞두고 있다. 브라질을 포함해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에서 총 8회 공연을 하는 라틴 아메리카 투어의 일부다.

그런데 스위프트의 투어는 폭발적인 인기 때문에 고질적인 암표 문제도 함께 불러왔다. 브라질의 한 팬은 “암표상들이 너무 많아서 진짜 팬들은 표를 살 수 없게 됐다”며 “암표상들은 표를 구하기 위해 위험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고 전했다.


테일러 스위프트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테일러 스위프트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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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언론은 “암표상들이 관람권을 비싼 값에 되팔려는 목적으로 노인에게 새벽부터 줄을 세워 표를 확보했다는 의혹도 있다”고 전했다. 일부 노인이 겨울철로 접어드는 시기에 이른 새벽부터 매표소 앞에 줄을 섰는데, 이는 암표상으로부터 일종의 '외주' 의뢰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는 의혹이다.


브라질 매체 글로보에 따르면 지난 20일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매하려던 암표상들이 최소 10명 이상 브라질 경찰에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치솟는 공연 티켓 가격과 암표 문제는 브라질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3월 대만에서 열린 블랙핑크 공연은 입장권이 40만대만달러(약 1700만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이는 정가인 8800대만달러(약 37만원)의 45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인기가 높은 K팝 콘서트가 열릴 때마다 암표 판매가 극성을 부리자, 스저 대만 문화부장(장관)은 대만의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법률 개정으로 벌금 부과 등을 통한 암표 근절을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또한 스위프트와 관련된 법안이 나온 것도 브라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월 미국 상원 법사위원회는 미국 내 티켓 판매에 대한 티켓 판매회사 ‘티켓마스터’의 독점을 조사하기 위한 청문회를 열었다. 이는 티켓마스터가 예정돼 있던 공연 티켓 판매를 취소한 데 이뤄진 조치이다.


당시 티켓마스터가 스위프트의 2023년 투어 티켓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티켓이 중복으로 판매되고, 이 과정에서 암표 가격이 무려 3000만원까지 상승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메사추세츠주 의회는 지난 5월 티켓을 구매하기 전에 총 티켓 비용을 알 수 있도록 명시하고, 티켓의 수요가 높을 때 가격을 인상하는 ‘동적 가격 책정’을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테일러 스위프트법’을 도입했다.


한편 이번 스위프트의 브라질 투어 티켓은 티켓마스터와 제휴하지 않은 티켓포펀(Ticket For Fun)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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