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인정한 의료 AI株…성장성 앞세워 몸값 높인다

영상 판독 솔루션 전문 루닛 주가 올 들어 339% 상승
뷰노· 제이엘케이·딥노이드 등 주가도 동반 강세

국내 주식시장에서 의료 인공지능(AI) 기술 개발 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의료 현장에서 암과 같은 난치병을 극복하는 데 AI 기술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관련 업체 실적도 좋아지고 있다. 국내 의료 AI 업체들이 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올해 들어 주가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루닛 주가는 338.6% 올랐다. 지난해 말 2만9800원에서 13만700원으로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가 30.5% 오른 것을 고려해도 시장 대비 수익률은 300%포인트를 웃돈다.

1세대 의료 AI 업체로 꼽히는 루닛은 AI 기술로 인간의 시각적 한계를 보완하는 판독 보조 솔루션을 개발했다. 암 진단 관련 영상 판독 솔루션 '루닛인사이트'와 암 치료 관련 이미징 바이오마커 솔루션 '루닛스코프' 등을 출시했다. 세계적인 의료영상장비 업체 지이헬스케어(GE Healthcare)를 비롯해 필립스, 후지필름, 홀로직 등과 협력해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루닛은 판매 지역 확대와 품목 추가 등으로 매년 탄탄한 성장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AI에 대한 기대와 일회성 이익 영향으로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며 최근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루닛은 올해 1분기에 매출액 110억원, 영업손실 2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 139억원, 영업손실 507억원과 비교하면 실적이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 루닛 시가총액은 전날 종가 기준으로 1조6000억원을 넘어 섰다. 지난해 영업이익 2121억원을 기록한 현대위아 시가총액과 비슷한 규모다.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가운데 의료 영역에서 AI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미국 영상의학회에 따르면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 판독시간이 오래 걸리는 영상검사 촬영량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상의학과 전문의 수는 연평균 2%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신흥국에서 영상의학과 전문의 부족 현상은 심각하다. AI가 영상의학 전문의 부족 현상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루닛의 기술력이 경쟁사보다 우수한 정확도를 보이면서 해외 곳곳에서 루닛인사이트 수요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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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닛 주가가 상승하면서 뷰노· 제이엘케이·딥노이드 등 의료 AI 관련주 주가도 동반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뷰노는 올해 들어 438.5% 올랐다. 시가총액이 3800억원을 넘어 섰다. 2014년 설립한 뷰노는 AI 의료기기 개발 업체다. 2018년 국내 최초로 제품을 출시하면서 시장을 개척했다. 의료진을 보조하는 진단 분야와 특정 질환 발생 위험을 미리 알려주는 제품 등을 개발했다. 입원 환자의 생체활력 징후 데이터를 활용해 24시간 내 심정지 발생 위험도를 제시하는 '뷰노 메드 딥카스' 매출이 늘고 있다. 올 1분기 딥카스 매출 규모는 12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매출 9억원보다 크다.

제이엘케이는 뇌졸중(뇌출혈·뇌경색) 전문 AI 솔루션 개발 업체다. AI에 기반한 의료 영상·데이터 분석을 통해 병변 검출, 예후 등을 제공한다. 뇌 질환 관련 뇌졸중 AI 솔루션을 찾는 병원이 늘고 있다. 딥노이드는 의료 진단부터 판독 보조, 질병 조기 진단 솔루션까지 아우르는 다각화된 플랫폼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강하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정부가 의료 AI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등 AI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며 "지난 2월 28일에는 바이오헬스 산업을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AI 의료 기업은 해외 대형 헬스케어 업체와 협업하면서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며 "AI 진단 분야는 기술력과 논문만으로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 체결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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