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최대 상장사 中사업 분리…"미·중 갈등에 中탈주 확산"

몸값 300조원…런던 증시 시총 1위

시가총액 300조원 규모의 영국 최대 상장사인 아스트라제네카가 중국 내 사업을 분리 재상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갈등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중국 내 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고 홍콩 증시에 재상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주요 외신들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스웨덴 제약사와 영국 제약사의 합작사로 양국 증시에 동시 상장돼 있다. 16일 종가 기준 시총은 1830억파운드(약 300조1100억원) 규모로, 영국 런던 증시에서 시총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해당 논의를 진전시키기 위해 최근 수개월 간 은행가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며 분리된 법인을 홍콩이 아닌 상하이 증시에 상장하는 방안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스트라제네카의 고문은 "중국 법인을 분리해 재상장하는 방안은 수년간 논의해 온 이슈지만,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주식시장에서 생명공학 관련주들이 저평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적절한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분리 재상장은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미·중 갈등과 중국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 위험에 노출도를 줄이기 위한 방안이다. 외신들은 아스트라제네카 외 중국 사업부 비중이 큰 다른 다국적 기업들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인다고 전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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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업 개편은 아스트라제네카가 중국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더욱 주목된다. 항암·희귀질환 사업 분야에서 혁신적인 임상 성과를 내놓은 아스트라제네카는 최근 중국 당국으로부터 항암제와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한 신규 허가를 받아내는 등 중국 사업 확대에 주력해왔다.


중국은 인구가 많고 고령화돼 있으며 흡연, 공해, 서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질병이 증가 추세에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시장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 기준 아스트라제네카의 중국 사업 비중은 약 13%에 달했다. 올 1분기 아스트라제네카가 중국에서 올린 매출은 약 16억달러 수준이다.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중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뒤 기자들과 만나 "중국 현지의 바이오테크 기업 인수에도 한계를 두지 않고 있다"며 중국 사업 확대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지난달에는 상하이에 본사를 둔 생명공학 기업 라노바 메디신스와 6억달러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맺기도 했다.


미쉘 드마레 아스트라제네카 회장은 지난달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을 불가근불가원 시장으로 지목하며 "커지는 지정학적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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