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특별검사가 대장동 개발 비리 '50억 클럽'에 연루돼 검찰 소환이 임박했다. 박영수 특검팀은 여론의 큰 지지를 받는 등 역대 특검 중에서 최고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크고 작은 여러 비리 사건에 박 전 특검의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특검팀의 명성에는 뒤늦게 얼룩이 지고 있다.
15일 법조계 안팎에서는 박영수 특검팀이 박근혜 전 대통령,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을 재판에 넘겨 유죄를 확정받는 등 수사와 공판에서 모두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영수 전 특별검사.
특히 박영수 특검팀은 당시 실세로 불리던 청와대 인사들과 정·재계 핵심 인물들을 줄소환해 조사하면서 ‘정의의 대명사’로 불리기까지 했다. 수사를 통해 현직 대통령까지 끌어내리면서, 사실상 박 전 특검은 새로운 정부 출범의 일등 공신이 됐다. 이후 박영수 특검팀에 파견됐던 검사들은 문재인 정부에서 부침을 겪었지만 현재 승승장구하고 있다.
박영수 특검팀에서 수사팀장을 지낸 당시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는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을 거쳐 대통령이 됐고, 한동훈 부패범죄특별수사단 2팀장은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와 대검찰청 반부패부장을 역임한 뒤 법무부 장관이 됐다.
당시 부장검사급이었던 신자용, 양석조 검사는 현재 각각 법무부 검찰국장과 서울남부지검장으로 검찰 내 최고 요직에 앉아있다. 대장동 개발·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 등 현재 굵직한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이들도 박영수 특검팀 출신이다. 고형곤 중앙지검 4차장검사와 김영철 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은 특검팀에서 삼성그룹에 대한 수사를 맡았었다. 특검팀 당시 평검사였던 이복현 검사는 이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부부장검사로 승진했고,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장·경제범죄형사부장 등 요직을 거쳐 현 정부에서 금융감독원장으로 깜짝 발탁됐다.
반면 특검팀을 지휘했던 박 전 특검은 여러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으며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됐다. 박 전 특검은 2021년부터 여러 의혹에 등장했다. 특검으로 공소 유지를 하고 있던 박 전 특검은 가짜 수산업자 김모씨로부터 포르쉐 렌터카 등을 받고 특검팀 소속이었던 현직 부장검사를 김씨에게 소개까지 해주면서 불명예 퇴진했다.
박 전 특검은 양재식 전 특검보와 함께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한 ‘50억 클럽’에도 이름을 올렸다. 박 전 특검은 2014년 대장동 개발업자 김만배 등이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를 준비할 당시 우리금융 사외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면서 경쟁 컨소시엄에 합류하지 못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해 컨소시엄 구성을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양 전 특검보는 민간 개발업자들과 실무 업무를 담당하면서 대장동 사업을 논의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박 전 특검의 소환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12일 박 전 특검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양 전 특검보를 특정경제범죄법상 수재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또 지난달 우리은행의 여신의향서 발급과 관련된 핵심 인사로 지목된 전직 부행장인 김종원 전 우리신용정보 대표이사와 박 전 특검이 우리은행 사외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우리은행에서 부행장급인 부동산금융사업본부장으로 일했던 유구현 전 우리카드 대표이사를 각각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박 전 특검의 이름은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에도 등장한다. 시세조종 주범으로 지목된 라덕연 호안 대표 일당에게서 매달 법률자문료 수백만원을 챙겼다는 의혹이다. 박 전 특검 측은 단순 자문 역할만 맡았다는 입장이지만, 50억 클럽 의혹이 불거지고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지난해 9월 고문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박 전 특검과 함께 근무했던 한 변호사는 "(박 전 특검은) 돈에 상당히 예민하게 반응했던 기억이 있다"며 "개인의 일탈이 특검팀의 성과를 깎아내리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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