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 고개 들자…中 6대 국유은행, 예금금리 인하

중국 대형 국유은행들이 8일 위안화 예금 공시 금리(이자율)를 잇달아 인하했다. 중국의 소비 회복 지연 등에 대응해 경기 부양에 나서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8일 중국 증권시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공상은행, 농업은행, 건설은행, 중국은행, 우정저축은행, 교통은행 등 중국의 6대 국유은행은 요구불 예금인 보통예금과 당좌예금 금리를 0.25%에서 0.2%로 0.05%포인트 인하한다고 보도했다.

2년 만기 정기 예금의 경우 2.15%에서 2.05%로, 3년 만기 정기예금은 2.6%에서 2.45%로 금리를 낮췄다. 5년 만기 정기예금은 2.65%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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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상업신문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이던 2021년 6월부터 중국 내 은행권에서는 금리 인하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이전 3년 만기 고액예금 최고금리는 4%에 육박했고, 일반 정기예금의 경우 3.3~3.5% 수준이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처 이후와 2021년 6월 이전의 금리 수준을 비교하면 100만위안(약 1억8252만원)을 예치했을 경우 3년간 이자가 약 2만위안가량 줄어드는 것이라고 추산했다.


증권시보는 "지난해 9월 일부 국유은행이 예금 공시 금리를 먼저 내리자 시중은행들도 잇따라 낮췄다"고 평가하면서, 중국증권투자증권의 분석을 인용해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대출 우대금리(LPR) 추가 인하를 부추길 수 있다고 봤다.

인민은행은 지난주 단기 정기예금 금리는 0.05%포인트, 3∼5년 중장기 금리는 최소 0.1%포인트 인하하라는 지시를 시중 은행에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외신은 인민은행이 이르면 이달 1년 만기 LPR을 인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게리 응 수석경제학자는 "예금 금리 인하로 저축이 소비와 투자로 유입되고, 은행의 순이자마진에 대한 압력이 완화돼 추가 통화 부양책의 문이 열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처가 중국의 경기 둔화에 대한 내부 우려를 반영한다고 보고 있다. 주요 외신은 "중국의 경제회복이 부동산 시장 침체와 산업생산 및 소비 부진으로 타격을 입었다"면서 "팬데믹 이후의 반등이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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