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이변에 술맛 보기 어려울 것"…세계 최대 주류회사의 경고

작년 43개 지역서 물부족…"위기 가속화"
양조용수·곡물생산 난항…"물 효율 높일 것"

전세계 기후 변화가 빠르게 이뤄지면서 글로벌 주류업계도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 조니워커, 기네스 맥주 등으로 유명한 세계 최대 프리미엄 주류 회사 디아지오가 지구온난화로 물 공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카엘 알렉산더 디아지오 물·환경·농업 지속가능성 담당 글로벌 본부장은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에 보유하고 있는 물 공급처 중 43개 지역에서 지난해 물 부족 사태가 벌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당신은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브루어리와 양조장을 보유할 순 있지만, 가뭄이 오게 되면 리스크를 완화할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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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가 빠르게 일어나면서 세계 곳곳에서 예상치 못한 가뭄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남미 우루과이에는 7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찾아와 식수를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최근 2~3주 안에 수도권 물 공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개발의 중심지로 꼽히는 애리조나의 경우에도 물 부족 사태가 벌어져 주택을 지으려면 100년간 사용 가능한 지하수량을 입증하는 조처를 하기도 했다.


글로벌 주류업체가 물 부족 사태에 민감한 이유는 물이 술 제조의 핵심 원료이기 때문이다. 증류주의 구성원 중 60%, 맥주의 90% 이상이 물이다. 이와 함께 술의 핵심 원료인 곡물이나 포도도 물 공급에 좌우되는 요소다. 디아지오는 지난해에만 물을 175억2000만 리터 사용했다.


디아지오는 2026년까지 모든 물 부족 지역에서 사용하는 물보다 더 많은 양을 채워 넣겠다고 약속했다. 주로 이 지역은 터키와 멕시코에 몰려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디아지오는 터키에서 물 효율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물 사용량을 줄이려 하고 있다. 디아지오는 터키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물 절약을 할 수 있는 관개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디아지오는 2030년까지 물 부족 지역 내 물 사용 효율성을 2020년 대비 40%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알렉산더 본부장은 가뭄 사태와 불규칙한 강우로 인해 물 공급 위기가 사업상 위험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가동 준비 중인 좋은 전략을 갖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디아지오는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주류회사로 전 세계 180여개국에 진출해 있다. 디아지오가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로는 조니워커, 스미노프, 기네스 맥주, 베일리스 등이 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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