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원회는 들러리고 당의 실제 의사결정 과정을 독점한 '5인회'가 있다고 발언한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의 발언을 취소했지만, 논란의 여파가 국민의힘을 흔들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직자 실무 모임"이라고 해명에 나섰고, 이준석 전 대표는 기존의 '5인회' 명단이 아닌 진짜 명단이 있다며 이를 내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제가 지난 5월 30일 방송에서 한 '5인회' 발언을 취소한다"며 "최고위원회가 제 역할과 위상을 하루빨리 회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발언하다가 튀어나온 잘못된 어휘였다. 저의 사려 깊지 못한 발언으로 당과 지도부에 누를 끼친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사흘 만에 '5인회' 발언을 번복한 것이다. 그는 지난달 30일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서 "최고위원회의라고 하는 게 지금 정말로 최고 의사결정기구인데 거기에 걸맞냐. 혹시 뭐 들러리냐. 실제로 중요한 핵심 의제 결정은 다른 데서 하는 거 아니냐"며 "당내에서도 '5인회가 있다' 이런 (말들이 돈다)"고 했다.
김기현 대표와 함께한다는 5인회 구성으로는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 배현진 조직부총장, 박수현 여의도연구원장 등 당직자들이 꼽힌다.
당 지도부는 '5인회가 아닌 실무회의 수준'이라고 해명에 나섰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2일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조금 과장된 표현"이라며 "5인회라는 특정한 인물이나 단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아침마다 김 대표가 사무총장과 사무부총장단과 함께 회의하는 것인데 당 대표가 당직자들과 실무회의하는 건 너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지도부가 일사불란하게 '5인회' 의혹 차단에 나선 것은 과거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프레임에 걸려들면서 당의 운영이 삐걱댔던 것에 대한 우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도 "일고의 가치도 없는 얘기"라고 의혹을 일축했고, 김병민 최고위원도 CBS 라디오서 "5인회가 아니라 대표 중심으로 매일 아침 모여서 당 전략회의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당원권 1년 정지 처분을 받은 김재원 최고위원도 CBS 라디오서 "사무총장이라든지 부총장이라든지 정책위의장이라든지 이런 분들과 실질적인 어떤 당 운영을 위한 협의를 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당의 운영"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준석 전 대표는 시중에 돌고 있는 5인회 명단은 "실체가 없는 명단"이라며 내주 중 실제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SBS '김태현의 정치쇼'서 "이건 둘러대기 위해서 나온 명단"이라며 "공식 회의체제 안에 있는 사람들이 회의한다는 것 아닌가. 오히려 그렇게 돌아갈 리가 별로 없고, 명단을 짜라면 저는 다르게 짤 것 같은데 그 명단은 다음 주쯤에 공개하겠다"고 했다.
그는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제기했던 '만만회', '만회상환' 등의 의혹을 언급하며 "이제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이 투명해지지 않고 만약에 당 운영이 투명해지지 않으면 이런 명단이 한 열 가지 버전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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