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만에 돌아온 김남국…자진사퇴 두고 與野 갑론을박

수십억대 코인 의혹에 휘말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가 잠적한 지 17일만에 국회에 돌아온 김남국 의원의 징계를 두고 여야가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여당에서는 '제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야당에서는 '그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야당 내에서도 김 의원이 자진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1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서 "국민의 대표자라서 세비를 받고 자기의 모든 걸 바쳐서 국가 이익을 우선해서 전념을 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거기에는 반(反)한 것 아니냐? 그렇다면 저는 먼저 스스로 사퇴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김 의원의 자진사퇴 필요성을 주장했다.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31일 국회 의원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31일 국회 의원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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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사퇴에 대해서는 입을 다문 상태다. 전날 그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리특위가 결정한 절차에 따라 성실하게 소명하겠다"면서도 사퇴 요구에 대해선 "여기까지만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사실상 자진사퇴 의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야당 내에서는 김 의원에 대해 '마녀사냥' 등의 온정적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같은 추측을 뒷받침한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서 "자진사퇴를 전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일단 기본적으로 윤리위원회에 넘겼기 때문에 윤리위원회 결정을 따르는 것이 저는 맞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김 의원 본인도 윤리위원회 가서 철저하게 소명하고 밝힐 건 밝히겠다고 했으니까 국회의원들이 거기에서 판단하는 것이 맞지, 아직 범죄 혐의라든지 이런 것들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진 사퇴나 이런 것들을 먼저 전제하는 것들은 옳지 않다"고 했다.


양이원영 의원도 이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서 "지금 저희가 검찰 수사받고 1심으로 유죄받은 의원님들도 계시고 굉장히 많다. 그런데 이분들에 대해서 어떤 단일한 가이드라인을 세워서 수사를 받으면 이렇게 되고 아니면 1심 유죄를 받으면 의원직을 내놔야 되는 건지 이것에 대한 기준이 없다"며 "당신(김남국 의원)은 그렇지 않다고 얘기를 하라"고 김 의원에게 조언했다. 김 의원에게 1심 유죄를 받지도 않은 사안으로 의원직을 내놓으라고 할 만한 당 내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여당은 이에 '도의적 책임을 지라'는 반응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KBS 라디오서 "의원직 사퇴라고 하는 것이 반드시 법적인 문제가 확인이 되었기 때문에 또는 검찰이나 경찰의 수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하는 건 아니고 도의적, 정치적인 책임을 지고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윤희숙 전 의원은 부동산 문제, 본인 문제도 아니고 잘 교류도 없었던 아버지가 했던 문제 때문에 의원직을 사퇴했다"고 지적했다.

잠적을 깨고 복귀한 김 의원은 여당의 자금세탁 의혹 제기에 대해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법적 조치를 예고하는 등 공세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의 복귀를 예상했던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나와서 떳떳하게 국회의원답게 의정활동을 하면서 윤리위원회에 성실하게 협력해라. 그리고 검찰조사도 지금 현재 진행 중에 있기 때문에 성실하게 해명을 해라. 꼭꼭 숨어라 김남국, 그건 아니다. 떳떳하게 남자답게 국회의원답게 해라(고 조언했다), (그랬더니) 그렇게 한다고 그러더라"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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