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에서 55년간 무료로 1만4000쌍의 부부를 결혼시킨 백낙삼 신신예식장 대표가 투병 끝에 28일 별세했다. 향년 93세.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백 대표의 부인 최필순(83)씨는 "(남편이) 지난해 4월 과로로 쓰러져 병원에서 뇌출혈 진단을 받았고 1년 투병 끝에 오늘 숨졌다"라고 전했다.
백낙삼 신신예식장 대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고인은 창원시 마산합포구에서 신신예식장을 운영하며 신혼부부에게 예식장 공간 사용료와 의복 대여비, 기념사진까지 모두 무료로 제공했다. 게다가 백 대표는 성혼 선언문과 주례까지 직접 봐주기도 했다.
고객 대부분은 값비싼 결혼식 비용을 치르기 어려운 신혼부부였다.
이런 백 대표의 선행이 알려져 2021년 LG의인상을 받기도 했다. 2022년 1월 윤석열 대통령도 대통령 후보 시절 신신예식장을 찾아 백 대표 부부를 만나기도 했다.
한편 신신예식장은 아들 백씨가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다. 백씨는 백 대표의 예식장 일을 돕기 위해 대학 시절 사진학을 전공했으며, 최근에는 신혼부부들의 더 멋진 결혼식을 위해 거액을 들여 건물 옥상과 바닥 등을 리모델링한 것으로 전해졌다.
tvN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자신의 소원을 이야기하는 백낙삼 신신예식장 대표. [사진 출처=tvN '유퀴즈 온 더 블록' 방송 화면 캡처]
앞서 고인은 2021년 10월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무료 결혼식 봉사를 하게 된 사연을 공개했다.
과거 백 대표는 중앙대학교 교육학과에 입학했다. 그러나 집안 사업이 망하면서 졸업을 1년 앞둔 시점에서 학업을 중단했다.
그런 가운데 가족은 백 대표에게 '너는 너 살길을 찾아라'라고 쓰인 쪽지만 남기고 야반도주를 했고, 홀로 남은 그는 길거리 사진기사 등을 하며 돈을 벌었다.
백 대표는 사진 한 장에 20원씩 받아 모은 돈으로 2층짜리 철근 콘크리트 건물을 매입했다.
그는 "건물로 무엇을 할까 하다가 나처럼 돈 없어 결혼을 못 하고 애태우는 분들을 위해 결혼식 열어주기로 했다"며 "나는 사진관을 한다고 생각하고 사진값만 받으면 되지 않을까 싶어서 그 자리에 예식장을 꾸몄다"라고 이야기했다.
54년간 1만4000여쌍 예비부부의 무료예식을 지원한 백낙삼 씨와 아내 최필순 씨. 백씨는 지난해 11월 LG의인상을 수상했다. [사진출처 = LG 제공]
이어 "1967년 6월 처음 무료 예식을 시작할 땐 사진값만 받고 다른 것은 일체 무료였다"며 "그러다가 2019년에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이게 '정부에서 채찍질하는가 보다'해서 그때부터 사진값도 안 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백 대표는 마지막으로 100살까지 예식장을 운영하고 싶다는 소원을 밝혔다.
그는 "100살이 되면 내가 결혼시켜 준 신혼부부 전화번호가 적힌 장부를 배낭에 넣고 전국 일주를 하고 싶다"며 "이들 부부가 얼마나 잘 사는지 찾아보러 떠나겠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신랑, 신부들이 서로 자기 집으로 야단"이라고 농담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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