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혁명](24)AI 적용 디지털 치료제로 치매예방

임상시험 거쳐 '치매 예방' 슈퍼브레인 개발
'경도인지장애' 환자 인지능력 개선에 효과
CES도 참여…"한국넘어 세계도 진출하겠다"

‘경도인지장애’를 겪으면 비슷한 나이대에 비해 기억력이 떨어지고 인지 기능이 떨어진다. 다소 생소한 용어지만 치매 전 단계로, ‘고위험군’이다. 이 장애를 겪고 있는 환자는 대한치매학회 자료 기준으로 254만명(2021년)에 달한다. 치매로 넘어가면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경도인지장애를 겪고 있는 환자들에 대한 예방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한승현 로완 대표(사진제공=로완)

한승현 로완 대표(사진제공=로완)

이 장애를 겪고 있는 환자를 위해 AI(인공지능)를 적용한 ‘디지털 치료제’를 만든 회사가 있다. 디지털 치료제란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를 뜻한다. 2017년 문을 연 헬스케어 IT기업 로완은 태블릿을 이용해 진행하는 ‘슈퍼브레인’을 통해 치매 예방에 앞장서고 있다. B2B 기반인 로완은 병원과 보건소 등에 납품하고 1년마다 라이센스 비용을 받는다. 슈퍼브레인은 1분기에만 20여군데가 넘는 병원과 계약을 맺는 성과를 올렸다. 이 중에는 인하대병원·이대서울병원 등 대형병원도 있다. 현재 6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거쳐 시리즈B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다.


슈퍼브레인 작동 원리는 이렇다. 경도인지장애를 겪는 환자는 태블릿을 통해 인지훈련·혈관·운동·영양관리·동기강화 등 5개 분야 프로그램 활동을 접하게 된다. 주치의의 판단을 거쳐 하나 또는 여러 개의 분야를 선택하고, 환자는 태블릿을 통해 훈련이나 학습을 한다. 총 6개월짜리 코스다.

인지훈련을 집중적으로 할 경우 4가지 영역, 총 68가지 다양한 과제를 이용해 두뇌 기능별 훈련을 한다. 예를 들어 숫자 12를 제시하고 2,3,5,9 등 숫자 4개가 각각 표현된 벌집 그림을 보여준뒤 ‘벌집 2개로 정답을 맞춰주세요’라고 묻는 식이다. 숫자 86과 98이 각각 새겨진 사과 그림을 보여준 뒤 ‘180도 회전하면 어느 숫자가 더 클까요?’라는 문제도 있다. 직관적이고 친숙한 생활 속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다.

슈퍼브레인 실제 작동 화면(사진제공=로완)

슈퍼브레인 실제 작동 화면(사진제공=로완)

이는 미국, 유럽, 싱가포르, 호주 등에서 널리 사용되는 치매 예방프로그램인 ‘핑거(FINGER)’를 한국의 환경에 맞춰 어르신의 눈높이에 맞게 설계한 것이다. 훈련 성과는 데이터로 기록되고 AI가 환자에게 필요한 훈련이나 치료 방식을 추천한다. AI는 ‘딥러닝’ 기능도 갖추고 있어 데이터가 쌓일수록 최적화 과정을 거쳐 적합한 판단을 내린다. 의사는 AI의 판단을 참고하여 환자를 치료한다. 그간 6만건이 넘는 환자 데이터가 쌓였다.


슈퍼브레인은 3년간 152명의 임상시험을 거쳐 탄생했다. 최성혜 인하대 교수 등 신경과 전문 의료진이 개발에 참여했으며 ‘인지기능을 개선하는 유효한 효과가 있다’는 임상 결과가 나왔다. 치매 예방효과를 인정받은 것이다. 지난해 서울시 산하 서울투자청 ‘코어(CORE) 100’으로 선정됐다. 경쟁력을 가진 스타트업 100개사를 뽑는 사업이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2023 AI 바우처 사업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로완은 업계 선두주자다. 비슷한 사업을 하는 후발주자들이 있지만, 아직 임상조차 거치지 못했다는 것이 한승현 로완 대표의 설명이다. 국내에서 입지를 굳히는 동시에 해외 진출도 노린다는 것이 로완의 전략이다.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23’에 슈퍼브레인을 선보이기도 했다. 한 대표는 “한국 대표 의료진들과 함께 치매 예방 디지털 치료제를 만든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한국을 넘어 해외로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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