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출석을 요구하는 소환장이 동거 가족에게 전달됐다면, 공판에 불출석했다는 이유로 피고인 진술 없이 판결을 한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지법에 돌려보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두 차례의 사기 범행으로 1심에서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A씨는 다른 사건으로 구속된 상태였고, 이에 불복해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한 뒤 형기 만료로 출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부모님 주소로 소환장을 보냈으나 폐문부재(송달받을 장소에 사람이 없음)로 송달되지 않았다. 소송 서류에 적힌 A씨의 전화번호로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후 두 번째 공판기일 소환장이 어머니 B씨에게 전달됐지만, A씨는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2심 재판부는 소송 서류를 전달할 수 없을 때 법원이 게시판이나 관보 등에 송달할 내용을 게재하는 공시송달로 A씨를 소환했다. 하지만 A씨는 재판에 불출석했고, 재판부는 불출석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해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뒤늦게 선고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송달이 위법했다며 상소권회복청구를 했고, 2심은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상고기간 내에 상고하지 못했다"며 상소권회복결정을 했다.
대법원도 항소심 재판부가 피고인의 소재 파악 등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두 번째 공판 소환장을 피고인의 모친이 수령했으므로 진술 없이 판결하기 위해서는 다시 기일을 정하고 피고인에게 소환장을 송달했어야 한다"며 "공시송달 결정을 하기 전 정식재판청구서에 기재된 피고인의 다른 연락처로 전화해 소재 파악 등을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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