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부처의 무관심 속에 국회 인구위기특별위원회가 유명무실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야가 특위 구성에 합의한 지 4개월 만인 지난달 31일 다소 늦은 첫 회의를 열었지만 장관 참석을 장려하며 두 번이나 미룬 두 번째 회의가 결국 차관 참석으로 대체되면서 앞으로도 실효성 있는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25일 국회 인구특위에 따르면 26일 참석이 예정된 부처는 기획재정부·국방부·국토교통부·법무부·문화체육관광부 등 5곳이다. 국방부를 제외한 전 부처가 차관 참석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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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7년 만에 현직 대통령으로서 직접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면서 인구 문제의 중요성을 피력했지만 각 부처는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기재부는 이날 회의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장관 대신 방기선 1차관이 참석한다고 보고했다. 국토부는 원희룡 장관을 대신해 어명소 2차관, 법무부는 이노공 차관, 문체부는 전병극 1차관 등이 회의에 참여하기로 했다. 유일하게 국방부만 이종섭 장관이 출석한다고 알렸다.
당초 지난달 29일 예정이었던 업무보고가 6일로 한 차례 미뤄졌을 당시에도 부처 장관들의 전원 불참이 사유였다. 이에 앞서 열린 보건복지부, 교육부, 여성가족부, 고용노동부 등이 참여하는 인구특위 회의는 장관들이 모두 참석하기도 했다.
저고위 회의의 경우도 대체로 장관들은 참석하지 않고 차관, 실무자가 대신 참석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인구특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인구특위 야당 관계자는 "이렇게 미뤄지는 것을 보면 장관들이 오기 싫어하는 것 같다"면서 "장관들이 인구특위에 오기에는 너무 바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위 위원들에게 사전에 배포한 서면 보고 자료도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기재부의 경우 다른 부처 사업 내용을 정리한 형태여서 여러 위원으로부터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특위 운영 자체에 대한 무용론도 흘러나온다. 매달 국회가 쉬지 않고 열리는 탓에 20명이 넘는 특위 위원들의 상임위원회 일정과 겹치지 않으면서 장관 일정까지 맞추는 일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여당 관계자는 "위원장실도 실무적으로 섭외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면서 "각 부처도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하지만, 부처별로 여러 돌발 상황들이 발생하면서 집중할 여건이 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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