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 본회의 앞두고 전격 발표…논란 예고한 '간호인력 대책'

간호사 1명당 환자 5명 제시했지만
구체적 로드맵·재정 등 없어
편입집중과정, PA간호사 등 민감한 내용도
보건의료노조 "알맹이 보이지 않아"

간호법 제정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을 두고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구체적 내용보다는 선언적 의미에 그쳤다는 비판과 함께 간호계에서도 의견이 갈렸던 '편입집중과정' 도입, 보건의료계의 논쟁 사안인 PA간호사 문제 등을 거론하며 추후 논란을 예고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5일 제2차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보건복지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5일 제2차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보건복지부]

복지부가 발표한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은 질 높은 간호인력을 양성하고 간호사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책에는 병원에서 근무하는 겸임교수인 '임상간호교수제' 도입, 간호대학 입학정원 확대 기조 지속, 간호인력 확대 배치 등 내용이 담겼다. ▶'임상간호교수 도입하고 학사편입 기간 단축…간호대 정원 확대도 지속' 참조

그러나 이번 대책이 구체적인 로드맵이나 재정계획도 제시하지 못한 데다 외부적 요인까지 겹쳐 논란을 자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발표 시기에 대해서는 간호법 제정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복지부가 당초 제시했던 시점은 '국제 간호사의 날'이자 대한간호협회 창립 50주년을 맞는 다음 달 12일이었다. 그러나 간호법 제정을 두고 보건의료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당정 중재안을 간호계가 받아들이지 않자 '처우개선'을 앞세워 27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발표 시점을 앞당겼다. 전국보건의료산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관련 단체들과 충분한 협의 없이 갑자기 시기를 앞당겨 발표한 것은 간호법 국회 처리와도 연동된 듯해 정책 추진의 진정성을 의심케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임강섭 복지부 간호정책과장은 "최근 간호법안에 대한 일련의 갈등이 악화되고 있고, 간호계와 국민들께서 간호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한 정부의 진정성 있는 대책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봤다"며 "정부에서 간호사의 처우와 근무환경, 지위 향상에 대한 강력한 정책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기 위해 그동안 충분히 들은 의견을 토대로 발표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간호법 제정 논란이 이번 간호인력 지원 대책 발표에 영향을 끼쳤음을 인정한 발언이다.


또 간호사 1인당 환자 5명을 볼 수 있도록 배치하겠다는 지향점은 설정했지만, 단계적 시행이라는 단서를 달았고 구체적인 시점도 제시하지 못한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지방병원의 간호 인력 부족에 대응해 일정 수준의 간호등급 이상인 지방병원에 수가를 지원하는 것도 확정이 아닌 '검토'에 머물렀다. 병원이 간호사 고용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해 궁극적으로 일선 간호사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방향을 제시했다는 선언적 의미에 그친 셈이다. 보건의료노조는 "방향만 있고 구체적 알맹이는 보이지 않는다"며 "현장 간호사들에게 실질적인 보상과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구체적 실행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간호대학 정원 확대 기조와 더불어 간호대학 학사편입 기간을 기존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는 '편입집중과정' 도입에는 일정 부분 반발이 예상된다. 복지부는 이를 통해 매년 1000~2000명의 간호사가 더 배출될 것으로 보고 있으나, 간호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져 결국 신규 간호사 개인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앞서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4년제 교육과정에서도 현장실무 교육 기간이 짧아 실무를 익히기에 버겁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질 낮은 실습을 거치고 간호사로서 1인분을 하라는 것은 신규 간호사를 절벽으로 떠미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PA간호사와 관련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대목도 향후 보건의료계의 논쟁이 예상된다. 의사의 일부 업무를 대신하는 PA간호사는 현행 의료법의 경계에서 불안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간호계는 PA간호사의 불안한 법적 지위를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반면 의료계는 현행법 위반이라며 PA간호사에 부정적인 입장을 줄곧 표하고 있다. 실제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PA간호사 채용' 공고를 냈던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고발장을 내기도 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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