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여개 가맹업체 콜센터 직원 뇌출혈… 대법 "업무상 재해 인정"

재판부 "육체·정신적 스트레스 상당… 만성적 과중한 업무"

600개 가맹업체의 무인주차장 관련 전화 문의를 응대한 콜센터 직원이 뇌출혈을 진단받은 것은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600여개 가맹업체 콜센터 직원 뇌출혈… 대법 "업무상 재해 인정"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 불승인 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파기하고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콜센터 운영 대행업체와 1년 파견계약 맺고 약 7개월간 전화상담 업무를 했다. A씨는 전국 600개 이상 가맹업체의 무인주차장을 이용하는 운전자들에게 무인주차 정산기 사용방법 등을 안내했다.


A씨는 2018년 9월 오후 식사 중 반신 마비와 실어증 증세를 보이며 쓰러졌고 ‘뇌기저핵출혈’ 진단을 받은 뒤, 공단에 요양급여 신청을 했다. 하지만 공단은 ‘A씨의 병과 업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요양 불승인 결정을 내렸고, A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1심은 A씨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은 A씨에게 단기간 또는 만성적으로 과중한 업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1심 판단을 뒤집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A씨의 근무 강도와 이로 인한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가 상당히 강했을 것"이라며 "비록 A씨의 기저질환인 고혈압을 주된 발병 원인으로 보더라도 업무상 스트레스가 고혈압과 겹쳐서 뇌출혈을 악화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를 장기간 담당함으로써 현행 고용노동부 고시에서 정한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에 종사했다고 볼 여지가 크고, 이로 인해 높은 수준의 정신적 스트레스에 상당 기간 노출됨에 따라 뇌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육체적·정신적 부담이 발생해 발병 또는 악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단된다"고 판시했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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