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 곳곳에서 대규모 전세사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인천 미추홀구를 시작으로 경기 동탄 등 수도권은 물론 광주, 부산, 대구 지방에서도 피해 신고가 접수되면서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모양새다. 정부가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좀 더 적극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전세사기 근절 및 피해지원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정부는 우선 전세사기 대책으로 경매 유예 조치를 내놓았다. 보증금을 떼인 세입자가 경매나 공매로 집이 넘어가 길거리로 내몰리지 않게 하자는 것이다. 정부는 전세사기 피해자로 파악된 2479가구 가운데 은행이나 저축은행, 신협·농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회사 대출분에 대해 20일부터 최소 6개월 이상 경매를 유예하도록 했다.
또 지방세기본법을 개정해 집이 피해 주택이 경매나 공매로 넘어가도 체납세보다 세입자 전세금을 먼저 변제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20일 주택이 경매 등으로 매각되는 경우 임차권 확정일자보다 법정기일이 늦게 도래한 재산세 등 지방세보다 세입자 임차보증금을 먼저 변제하도록 한다는 내용의 지방세기본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피해 주택 경매 시 피해자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19일 "우선 매수권으로 다른 사람의 재산권에 일방적으로 손해를 끼치는 일이 생기고, 악용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정밀하게 합의하겠다"며 "이에 대해선 윤석열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전세사기 대책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국회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방안으로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 특별법'(주택 임차인의 보증금 회수 및 주거안정 지원을 위한 특별법)도 거론되고 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지난 1년 동안 피해자들이 지속적으로 경매 중단, 우선매수권, 국가 매입 후 임대 3가지를 요구해왔다"며 "경매 중단은 급한 불만 끈 것이고 이제 실효성 있는 정책과 대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행법상 경제범죄 피해에 대해서는 보전을 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특별법이 필요하다"며 "경매 중단 이후에 특별법까지 시간이 걸릴 것인데, 특별법 제정 전까지 경매꾼들이 매입하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피해를 어떻게 줄일 수 있고 이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까. 그 앞으로 그 대응과 대안이 이게 굉장히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법 관련해 안 의원은 "선(先)구제, 후(後)회수 이 원칙을 담고 있다. 말하자면 한국자산관리공사 캠코 이런 전문 채권 매입기관이 보증금 반환 채권을 우선적으로 매입을 해서 구제를 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LH나 주택도시보증공사가 협업을 해서 보증금 채권을 매입해서 피해 임차인들을 선 구제하자는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성일종 국민의힘은 공평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며 관련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날 함께 출연한 성 의원은 "법이라는 게 공평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며 "그래서 그 기준 잡으려면 아마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심도 있게 논의를 한번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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