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삼원계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사용량을 이미 앞서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우세할 것입니다."
중국 최대 배터리기업 CATL의 니 정 해외총괄사장이 NCM 배터리의 종주국인 한국을 찾아 배터리의 미래는 NCM이 아니라 LFP라고 선언했다. 그는 13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6회 차세대 배터리 세미나(NGBS 2023)'에서 "지금까지 그 어떤 LFP 관련 결함이나 사고도 발견되거나 보고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NCM급의 성능을 내는 LFP를 만들 것"이라고도 했다. 한국 기업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NCM은 비싸지만 성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LFP는 성능은 떨어지지만 싸다는 장점이 있다. 이차전지 시장을 놓고 두 제품이 경합 중이다.
니 정 사장이 발표를 위해 강단에 오르자 잠잠했던 현장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르는 게 느껴졌다. 정 사장이 대형 파워포인트(PPT) 슬라이드를 넘길 때면 청중석에선 PPT 자료를 촬영하는 휴대폰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국내 배터리 3사와 관련 업계 직원들은 숨죽이고 발표를 들었다. 발표 후엔 삼성SDI 직원 등 관계자들이 질문을 쏟아냈다.
정 사장은 CATL의 청사진에 대해 전기차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화학적 혁신이 필수"라며 "이를 위해 CATL이 세운 전략은 희소금속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희소 금속은 구하기도 어렵고 비싸다. 그는 이날 적진의 한복판에서 자사 기술이 더 우수하다, 계속 우리가 걸어 온 길을 가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CATL이 LFP 배터리를 양산한 지 10년을 넘었다. 미국이 중국 견제에 온 힘을 쏟는 상황에서도 테슬라, 포드 등 북미 전기차 업체는 물론 벤츠, BMW 같은 유럽차 업체들도 LFP배터리를 선택하고 있다. CATL이 10년 넘게 LFP 배터리를 양산하는 동안 국내 업체들은 NCM배터리를 고집했다.
국내 3사의 지난해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23.7%다. 중국 1위 CATL은 39.1%. 한국업체들도 최근 LFP 배터리를 생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NCM에 집착하지 말고 LFP 시장에서 최선의 성과를 내야 한다. 필요하다면 중국업체에 배워야 한다. 중국은 우리를 따라오는 나라란 생각은 오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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