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두번째 법정대면' 유동규 "없는 벌 받으란 게 아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재차 출석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 대표를 겨냥해 "어떤 벌이 있다면 받았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2021년 대선 과정에서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1처장을 성남시장 땐 알지 못했다고 허위 발언을 한 혐의 등으로 재판받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과거 이 대표의 측근이었지만, 검찰의 대장동 수사가 본격화되자 등을 돌려 이 대표 측에 불리한 진술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한때 그의 측근이었다가 등을 돌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한때 그의 측근이었다가 등을 돌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14일 유 전 본부장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이 대표와의 두번째 법정대면'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이 대표가) 없는 벌을 받으라는 게 아니다. 있는 그대로 본인들도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정치를 하겠다는 것은 책임지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답했다.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재판장 강규태 부장판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의 속행 공판에서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검찰이 내세운 '첫 증인'으로, 지난달 31일 이후 두번째로 검찰 측 주신문을 위해 법정에 출석했다. 이 대표 측의 반격은 오는 28일 열릴 반대신문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공판기일과 마찬가지로, 성남시장으로서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던 이 대표가 사업의 실무를 총괄한 김 전 처장을 몰랐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전 처장이 여러 차례 성남시장실에서 대면 보고를 올렸다고 증언했다. 검사가 유 전 본부장에게 '김 전 처장이 이재명 당시 시장에게 보고한 과정을 아느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잘했다고 칭찬을 받았다'며 김 처장이 좋아하는 것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칭찬을 받은 이유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고 민간 개발사와 약정을 맺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재판부가 '김 전 처장이 사망하고 이 대표의 거짓말을 문제 삼지 않다가 기존 입장을 바꾼 이유'를 묻자, 유 전 본부장은 "입장을 바꾼 게 아니라, 이제는 사실을 털어놔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모든 사실을 처음부터 훌러덩 까듯이 할 수 없었다. 옷도 한 번에 다 벗을 수 없고 외투부터 하나씩 벗는 과정이 있는데 하나를 벗어놨더니 이재명 측에서 반응이 굉장히 공격적이었다. 저는 굉장히 놀랐다"고 답했다.


앞서 이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22일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김 전 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며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전 처장은 이 대표의 해당 발언 전날 성남도개공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의 핵심 관계자로, 검찰 조사를 받던 상황이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김 전 처장과 함께 호주 출장을 갔을 때 동행한 인물이다. 그는 "김 전 처장을 몰랐다"는 이 대표 발언에 배신감을 느껴 검찰 수사에 협조하게 됐다고 밝혔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이 대표 측은 대장동 의혹 관련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지난해 10월 출소한 유 전 본부장이 검찰의 회유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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