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돌 끝 부결된 '양곡법'…쌀값 안정화 대안은

13일 국회 본회의서 양곡법 부결
농림부, 전략작물직불제 등 벼 적정 생산 유도

재표결에 부쳐진 양곡관리법이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면서 쌀값 안정화 대책 마련의 공이 정부로 넘어갔다. 양곡법 개정 찬반을 두고 첨예한 갈등을 이어왔던 여야 모두 쌀값 안정화 대책이 필요하단 개정 취지엔 공감해왔다.


산지 쌀값은 하락세다. 지난 10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현재 산지 쌀값은 20㎏ 기준 4만4545원으로 전년(4만8467원)보다 8.1% 떨어졌다.

민주당이 추진하던 양곡법은 산지 쌀값 유지를 위해 양곡법 개정해야 한단 것이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 초과 생산량이 3∼5% 이상이거나 가격이 5∼8% 이상 떨어지면 과잉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수매해 쌀 가격을 안정화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국민의힘은 막대한 재정만 투입될 뿐 쌀값 안정화에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며 의문을 제기해왔다.


민주당이 수정된 양곡법을 재발의할 것이란 예측도 나오지만, 대통령실이 정치적 부담을 지고서라도 또다시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결국 사안은 원점으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재의결되려면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라는 요건을 채워야 하는데, 여당인 국민의힘(115석)이 반대표를 던지면 가결이 어려워서다. 이번 양곡법 재표결도 결국 이 문턱을 넘지 못하고 부결됐다.

지난달 23일 충북 청주시에 있는 한 공공비축벼 보관창고에서 관계자들이 온도 습도 등 벼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달 23일 충북 청주시에 있는 한 공공비축벼 보관창고에서 관계자들이 온도 습도 등 벼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날 양곡법 부결로 주무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가 쌀값 안정화를 위한 대안의 책임을 지게 됐다.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은 양곡관리법 개정안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쌀값 안정을 위한 대응책을 마련하라고 농림부에 지시했다.


농림부는 양곡법 대신 쌀 수급 균형을 유도해 산지 쌀값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농가에 직접 지원금을 주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농림부가 제시한 쌀값 안정화 대책의 핵심 내용은 벼의 적정 생산과 벼 재배 면적 축소 및 타 작물 전환 유도 등이다. 김인중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1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산지 쌀값 하락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는 수급 불균형, 특히 공급 과잉"이라고 짚었다.


김 차관은 "올해부터 벼 대신 콩, 조사료, 가루 쌀 등을 심으면 쌀과의 소득 차를 보전해주는 전략작물직불제를 도입했다"며 "쌀과의 소득 차에다가 약간의 인센티브를 포함해 (지원) 단가를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산성이 높은 농가에는 어느 정도 충분한 보상이 되는 단가라고 본다"며 "다만 현장에서 일부 농간들은 단가를 높여야 한다는 요청들도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관건은 전략 작물의 가격 변화다. 벼 대신 심은 콩 등 다른 작물의 재배면적이 늘어나면서 시장 가격이 떨어지면 또다시 유사한 문제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김 차관은 "생산량이 늘어날 것을 감안해 콩도 수매한다"며 "매년 벼 적정 생산량을 계산해서 다른 작물에 대한 계획도 세우기 때문에 해당 작물의 가격 안정대책이나 수급안정대책도 병행해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림부는 올해 수확기 산지 쌀값이 80㎏에 20만원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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