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속 韓성장전망 낮춘 IMF "부진한 반도체 업황 탓"

4연속 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낮춘 국제통화기금(IMF)이 그 배경으로 반도체 업황 악화와 내수 둔화를 꼽았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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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시아태평양국장은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IMF·세계은행 춘계 총회의 권역별 기자회견에 참석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한 요인으로 "하나는 당연히 예상보다 부진한 세계 반도체 사이클"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반도체 업황이 한국의 수출, 투자에 모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소비 둔화, 긴축 정책, 부동산 시장 조정 등을 언급하며 "이 모든 것이 (한국의) 소비에 영향을 미쳤다"며 "내수가 약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IMF는 지난 11일 공개한 세계경제전망(WEO)을 통해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1.5%로 기존 대비 0.2%포인트 낮췄다. 앞서 지난해 제시했던 2.9%에서 2.1%(작년 7월), 2.0%(작년 10월), 1.7%(올해 1월), 1.5%로 4연속 하향한 것이다. 특히 이러한 4연속 하향은 IMF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평균 성장률을 오히려 1.3%로 소폭 상향한 것과도 대조된다. 선진국 국가 중에서는 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우리나라와 일본, 독일의 성장률 전망이 뒷걸음질쳤다. IMF는 지난 1월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당시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부진을 이유로 꼽았었다.


수출, 내수를 둘러싼 우려가 쏟아지는 가운데 누적된 고강도 긴축과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여파도 향후 경제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이날 스리니바산 국장은 미국, 유럽의 은행권 문제가 한국에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는 "제한적"(limited)이라고 답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은행권이 충분한 자본, 수익성을 갖추고 있다는 진단이다. 다만 그는 기업과 가계 모두 부채가 증가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관련 위험을 경계했다. SVB사태 후폭풍으로 전 세계적으로 금융 규제가 강화되고 대출 문턱이 높아질 경우 가계와 기업의 유동성 흐름은 둔화할 수 밖에 없다. 한국 기업의 외화조달 여건 악화에 따른 투자 감소, 글로벌 수요 둔화에 따른 수출 회복 지연 등도 우려된다.

한국 경제에 반등의 기회를 줄 것으로 예상됐던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도 아직 제한적이다. 하지만 스리니바산 국장은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본격화하며 향후 한국을 비롯한 주변 교역국에 긍정적 여파를 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중국과 교역을 많이하는 국가들이 혜택을 볼 것"이라며 중국의 소비반등 효과로 다른 국가들의 경제성장률이 평균 0.6%포인트 증가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중국 경제는 리오프닝에 힘입어 올해 5.2% 성장이 전망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 성장률도 4.6%로 추산됐다.


한편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이날 춘계총회에 참석해 "우리는 경기침체에 있지 않다"면서도 새로운 리스크들에 대한 경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앙은행들은 금융안정 리스크를 해결해야 한다"며 "은행, 비은행 금융권, 상업용 부동산 등과 같은 부문의 그림자 금융에 숨어있을 수 있는 리스크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2.8%로 0.1%포인트 하향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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