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석 패소' 피해유족, 권경애에 손배소…징계수위는?

영구제명 요건 까다로워 가벼운 징계 그칠 듯
피해자 재심 청구 어렵다는 전망도

학교 폭력 소송에 연이어 불출석해 패소를 확정시킨 권경애 변호사를 상대로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징계 조사에 나섰다. 학교 폭력으로 극단 선택을 한 피해자 유족의 사연으로 공분을 사고 있지만, 영구 제명 등 무거운 징계는 내려지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변협은 상임이사회에서 권 변호사에 대한 직권 조사 승인 요청 안건을 가결하고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늦어도 오는 8월까지는 징계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변호사에 대한 징계는 영구제명, 제명, 3년 이하의 정직,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견책으로 구분된다. 제명의 경우 변호사 활동은 5년 동안만 금지되지만, 영구제명은 재등록이 아예 불가능해 사실상 변호사 활동이 불가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영구 제명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중징계인 만큼 요건이 까다로워서다. 변호사법 91조에 따르면 2회 이상 정직 이상의 징계처분을 받은 후 다시 동일한 징계 사유가 발생하면 영구제명될 수 있다.


기존 징계 사례를 살펴보면 2018년 사상 첫 변협의 영구제명 처분을 받은 A 변호사의 경우 영구제명 전에 정직 2개월 징계 등 총 3차례의 정직 징계를 당했다. 권 변호사의 사례와 유사하게 2016년 2회 소송 불출석으로 의뢰인의 소송을 취하시킨 B 변호사는 가장 가벼운 견책 처분을 받았다.

권경애 변호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권경애 변호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권 변호사는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을 대리한 소송에서 무단으로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패소 판결로 이어졌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된 인물이다.

피해 학생의 어머니는 청소노동자로 일하며 약 8년간 포기하지 않고 학교와 교육청, 가해자들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이번 패소로 피해 유족 측은 당초 1심에서 일부 승소하면서 인정받은 배상금 5억도 받지 못하게 됐다.


피해 유족 측이 기대하는 재심도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사소송법 451조에서 정해둔 재심 사유에 맞지 않아서다.


이 조항에서는 ▲제1호 법률에 따라 판결법원을 구성하지 아니한 때 ▲제2호 법률상 그 재판에 관여할 수 없는 법관이 관여한 때 ▲제4호 재판에 관여한 법관이 그 사건에 관하여 직무에 관한 죄를 범한 때 ▲제6호 판결의 증거가 된 문서, 그 밖의 물건이 위조되거나 변조된 것인 때 ▲제8호 판결의 기초가 된 민사나 형사의 판결, 그 밖의 재판 또는 행정처분이 다른 재판이나 행정처분에 따라 바뀐 때 등을 재심 사유로 정해두고 있다.


다만 권 변호사의 불성실한 변론을 '판결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판단을 누락한 때'(제9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피해 유족 측은 우선 권 변호사와 그가 속한 법무법인을 상대로 2억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이후에는 상소권 회복 청구 등 구제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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