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아들의 학교폭력 의혹으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가 해당 의혹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14일 열리는 국회 청문회에 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사 출신인 정 변호사가 동행 명령이 불가하다는 점을 악용해 불출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12일 국회 교육위원회에 따르면 정 변호사는 '정순신 자녀 학교폭력 진상조사 및 재발 방지대책 수립을 위한 청문회'에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다는 이유로 전날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정 변호사는 지난달 31일 열린 청문회 때도 3개월 공황장애 진단서를 제출하며 불출석했다. 그러자 교육위는 핵심 인물인 정 변호사가 불참한 상황에서는 청문회를 진행할 수 없다고 보고 오는 14일 청문회를 다시 열기로 결정했다.
유기홍 교육위원장은 정 변호사의 출석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유 위원장은 "증인들의 제출 사유가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국회증언감정법)에 따른 정당한 불출석 이유로 보기 어렵다"며 "증인들이 불출석하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31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정순신 자녀 학교폭력 진상조사 및 학교폭력 대책 수립을 위한 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르면 증인·참고인으로서 출석이나 감정의 요구를 받은 때에는 유죄판결을 받을 사실이 드러날 염려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이에 따라야 한다.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거나 고의로 출석요구서의 수령을 회피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하지만 이 조항에는 안건심의 또는 국정감사나 국정조사와 관련한 절차라고 명시돼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상임위원회 청문회인 이번 청문회에서는 정 변호사가 계속해서 불출석하더라도 동행 명령을 내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국정조사 또는 국정감사를 위한 위원회에서 증인이나 참고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을 거부할 경우, 해당 증인과 참고인을 동행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
안 의원은 정 변호사가 이번 청문회에서 동행 명령이 불가한 점을 이용해 불출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13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나와 "동행 명령 규정이 상임위 청문회는 없고 본회의만 가능하다. 국정감사와 국정조사만 가능한데 지금처럼 상임위원회 청문회는 의무가 없다"며 "정 변호사가 법률가다보니 동행명령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알고 법 기술자로서 법 기술을 부린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4일 청문회는 정 변호사가 출석하지 않더라도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정순신 청문회인데 정순신이 없으면 앙꼬 없는 찐빵, 무의미하다"면서도 "정 변호사가 끝까지 나오지 않는다면 내일 청문회는 정 변호사 없이 하기로 결정했다. 청문회를 계속 연기해도 정 변호사는 끝까지 출석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이어서 가을 국정감사에서 증인 동행 명령을 예고했다. 그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며 "국정감사가 가을에 있는데 이때 증인 출석을 또다시 요구할 수 있다. 그때 안 나오면 법에 따라 동행 요구서를 발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